큰아이는 최근 일주일 정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밤 열두시까지 영어공부를 하느라 잠을 줄여가며 피곤한 시간을 보냈다.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10학년인 이 녀석은 12시까지 공부해 본 경험이 없는, 아니 12시 이후에 자 본 적도 없는 뻔뻔한 학생이었다.
영국식 영어를 쓰는 독일은 토플이나 토익 보다는 캠브리지 인증시험이 더 인정받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뜨거운 열기는 없지만 이곳에서도 공부 좀 한다는 아이들은 김나지움(인문계학교)때 한 번쯤 시도해 보기도 하는 시험이다.
영어 외국어 고등학교에 다니는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이 시험 준비를 학교에서 무료로 시켜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험 준비를 시작한지 6개월이 되었지만 학교 수업만 참여하고 설렁설렁 노는 것 같더니, 마지막에 갑자기 급해졌던지 인터넷에 나와 있는 기출문제를 끌어안고 씨름을 하기 시작했다.
한 일주일 정도, 난생처음 밤 12시까지 10시간가량을 꼼작하지 않고 공부다운 공부를 좀 하는 것 같더니, 아니나 다를까 안하던 짓을 하니 당장 학교 수업시간에 코피를 흘리는 일까지 있었다.
처음 코피를 흘려 본 이 녀석은 얼굴이 노래져서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을 들여다 보면서 ‘이러다 죽는 건 아닌가.’하고 겁을 잔뜩 먹고 눈물이 핑 돌았단다. 간신히 진정을 시키고 다시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모두다 박수를 치며 한마디씩 했다고 한다. “야! 콧구멍 좀 그만 파라.”
“콧구멍 파는데도 테크닉이 필요하다는 것 몰랐냐?”
“손톱 좀 짧게 깎고 다녀야지” 코피 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 당했다는 말을 듣고는, “야! 공부 좀 작작 해라”
“공부가 인생의 전부냐?”
“너 또 밤 세워 공부했지?”라는 말들을 떠올렸던 나는 좀 황당했다. “코피 나는 이유가 코딱지밖에 없어? 공부를 너무 많이 해서 피곤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하지 왜!”
“독일 아이들은 아무도 그 말 안 믿어. 나도 창피해서 그렇게 말했더니 웃기는 소리 하지말래.”
“하긴 공부하다가 코피 흘리는 놈이 없을 테니 누가 믿겠니?”
“엄마, 아무래도 내가 공부를 너무 많이 했나봐. 앞으로 다시는 안 그래야지. 그러다 죽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
“뭐! 죽어? 피곤해서 코피 좀 흘렸다고 죽는다고. 야! 이 엄마는 고3때 사흘이 멀다 하고 코피 쏟아가며 공부했어. 그래도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 있잖아.”
“아니야,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너무 한 것 같아. 앞으론 절대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으~잉! 웬 시키지도 않은 반성까지?” 큰 실수라도 한 듯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녀석을 보면서 참~나, 어이가 없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다급해서 몰입하는 것을 보자, “너무 피곤하게 하는 거 아냐?”라고 걱정하는 척 했지만 은근히 대견하고 처음으로 학생다운 모습을 본 것 같아 기분이 꽤 좋았었는데, 밤새워 공부하던 고3때 내 생각도 좀 나고… 그런데 이제 그것도 마지막이었나 보다. 이 한국 엄마 내심 섭섭해 진 것, 우리 아들은 알기나 할런지.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처음 코피를 흘려 본 이 녀석은 얼굴이 노래져서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을 들여다 보면서 ‘이러다 죽는 건 아닌가.’하고 겁을 잔뜩 먹고 눈물이 핑 돌았단다. 간신히 진정을 시키고 다시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모두다 박수를 치며 한마디씩 했다고 한다. “야! 콧구멍 좀 그만 파라.”
“콧구멍 파는데도 테크닉이 필요하다는 것 몰랐냐?”
“손톱 좀 짧게 깎고 다녀야지” 코피 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 당했다는 말을 듣고는, “야! 공부 좀 작작 해라”
“공부가 인생의 전부냐?”
“너 또 밤 세워 공부했지?”라는 말들을 떠올렸던 나는 좀 황당했다. “코피 나는 이유가 코딱지밖에 없어? 공부를 너무 많이 해서 피곤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하지 왜!”
“독일 아이들은 아무도 그 말 안 믿어. 나도 창피해서 그렇게 말했더니 웃기는 소리 하지말래.”
“하긴 공부하다가 코피 흘리는 놈이 없을 테니 누가 믿겠니?”
“엄마, 아무래도 내가 공부를 너무 많이 했나봐. 앞으로 다시는 안 그래야지. 그러다 죽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
“뭐! 죽어? 피곤해서 코피 좀 흘렸다고 죽는다고. 야! 이 엄마는 고3때 사흘이 멀다 하고 코피 쏟아가며 공부했어. 그래도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 있잖아.”
“아니야,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너무 한 것 같아. 앞으론 절대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으~잉! 웬 시키지도 않은 반성까지?” 큰 실수라도 한 듯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녀석을 보면서 참~나, 어이가 없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다급해서 몰입하는 것을 보자, “너무 피곤하게 하는 거 아냐?”라고 걱정하는 척 했지만 은근히 대견하고 처음으로 학생다운 모습을 본 것 같아 기분이 꽤 좋았었는데, 밤새워 공부하던 고3때 내 생각도 좀 나고… 그런데 이제 그것도 마지막이었나 보다. 이 한국 엄마 내심 섭섭해 진 것, 우리 아들은 알기나 할런지.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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