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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선호과목도 궁합 맞아야…현실적 수준도 고려하라

등록 2009-03-29 16:31

고교 시절의 선택도 나비효과와 같다. <한겨레> 자료사진
고교 시절의 선택도 나비효과와 같다. <한겨레> 자료사진
[커버스토리]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으로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가 생길 수 있다는 ‘나비효과’라는 말은 아주 작은 차이가 나중에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낼 수 있음을 뜻할 때 쓰이는 말이다. 고교 시절의 선택도 나비효과와 같다. 선택을 할 때 생각의 차이가 결국 대학 입시에서는 합격과 불합격을 가른다. 그렇다면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아슬아슬한 선택의 고비를 넘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선배들을 보면 선택의 방법론이 보인다.

도움: 스카이에듀 멘토 유주연(고려대 간호학과), 강남구청 인강 장학생 가석현(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김준홍(고려대 인문학부) 손미연(서울대 사회과학부) 한동관(서울대 의예과) 허민수(고려대 경영학부)

문이과 선택법
선호과목도 궁합 맞아야…현실적 수준도 고려하라

■ 주요 과목과 나의 궁합을 파악하라 유주연(20)씨는 수학 때문에 이과를 선택했다. 그러나 수학이 ‘그냥’ 좋아서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국어나 사회에서 답은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수학이나 과학의 답은 확실하고 명료해서 누구나 동의할 수밖에 없죠. 몇 시간 고민해서 풀었을 때의 성취감도 정말 좋았어요.” 수학의 어떤 점을 자기가 좋아하는지를 정확히 알았기에 수리영역 성적이 4등급까지 나오는 위기 상황에서도 수학에 대한 짝사랑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 이처럼 수학이나 과학 등의 주요 과목으로 문·이과를 선택할 때는 그 과목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김혜남 서울 문일고 교사는 “수학은 다른 과목과는 다르게 성적을 올리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데 단순히 수학이 좋다고 하는 학생들은 오르지 않는 성적 때문에 쉽게 포기해 버리고 만다”며 “결국 수리‘가’ 대신 수리‘나’를 선택하고 그 시간에 언어나 외국어 영역을 잡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 자기 성향뿐만 아니라 자기 수준도 파악하라 허민수(19)군은 이과적인 성향이 다분했지만 문과를 선택했다. 수학에 대한 선행학습이 충분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사실 호기심 많고 논리적인 계산을 좋아해서 이과로 가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데 중학교 때 고3 수학까지 다 배운 아이들이 대거 이과로 가는 것을 보고는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해 문과로 갔다”고 말했다.


■ 고민을 피하려면 학과 선택을 먼저하라 최근에는 문과생의 지원을 허락하는 이·공학계열이 늘고 있으므로 이를 미리 확인해 좀더 유리한 쪽으로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연세대는 식품영양학 전공과 의류환경 전공 등이 있는 생활과학대학에서 문과와 이과생을 절반씩 뽑는다. 반면 이화여대나 숙명여대 등은 생활과학대학 안에서도 문과와 이과가 지원할 수 있는 전공이 다르므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건축학과 역시 연세대는 이과 학생만 지원이 가능하지만 한양대는 이과와 문과생 모두 지원할 수 있다.


수시·정시 선택법
내신으로 기준삼지 말길…수시는 비교과영역 중요

■ 어느 쪽이든 선택의 기준은 내신이 아니다 김준홍(18)군은 고교 2학년 2학기 무렵, 논술을 버리면서 정시모집을 선택했다. 논술 등의 대학별 고사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시모집의 성격을 고려한 적절한 판단이었다. “수시 2학기에 딱 두 군데 원서를 냈는데 논술 보는 데는 아예 가지도 않았어요. 덕분에 차분하게 수능 마무리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죠.” 대개의 학생들은 내신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정시모집을 선택하지만 김군은 달랐다. 내신은 그한테 선택의 기준이 아니라 공부의 기본기였다. “내신 공부를 게을리하면 공부하는 태도 자체가 흐트러질 것 같았어요.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면서 꾸준하게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는 내신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도움이 됐죠.”

가석현(19)군은 1학년 때부터 정시모집을 대학 가는 길로 선택했지만 결국 수시모집으로 합격했다. 그는 내신을 버리고 수능을 선택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았다. “저는 수능 공부의 기초를 중간·기말고사를 준비하면서 쌓았어요. 수능 유형의 문제집을 푸는 게 수능 공부, 학교에서 내준 프린트를 보면 내신 공부, 책 읽고 글쓰기 하면 논술 공부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모두 하나예요.”

■ 수시모집에서는 비교과 영역이 선택의 기준이다 물론 내신의 비교과 영역을 중시하는 전형에 응시할 때는 얘기가 다르다. 한동관(19)군은 서울대 수시모집 특기자 전형에 떨어진 뒤 정시모집으로 합격했다. 비교과 영역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수시모집으로 합격한 친구들 보니까 수학경시대회에서 금상 정도는 받았더라고요. 저는 2학년 때 와서야 겨우 동상을 받았거든요.” 사실 그가 비교과 영역이 아닌 교과 영역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 수능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느라 여름방학 때 빼앗긴 시간이 아쉬웠을 게 분명하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상위권 대학의 수시모집의 결정적인 변수는 대학별 고사와 내신의 비교과 영역”이라고 말했다.


탐구과목 선택법
전공관련으로 결정하고 한과목씩 여유있게 준비

■ 자기의 전공과 관련된 과목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라 손미연(19)양은 지난해 입시에서 구사일생했다. 서울대 지역균형 선발을 준비하다 내신 성적이 좋지 않아 특기자 전형으로 급선회했는데 합격한 것이다. 그는 탐구과목에서 경제를 선택한 게 도움이 컸다고 말한다. “경제학과를 지망하면서 자기소개서에 경제와 관련한 경험과 이력을 내세웠어요. 고3 여름방학에 옆 학교에서 경제학 전공 선생님이 경제 보충 수업을 여신다기에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서 찾아가 들은 경험도 면접관들이 인상 깊게 보신 것 같아요.” 가석현군 역시 전공을 살려 탐구과목을 선택한 덕을 톡톡히 봤다. Ⅱ과목으로 지구과학을 선택할 때만 해도 친구들은 ‘대학 포기했냐’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지구과학은 응시생이 많지 않아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는 통념이 있다. 그러나 지구과학Ⅱ를 공부하며 얻은 지식은 서울대 특기자 전형의 구술면접을 볼 때 도움이 됐고 정시모집을 위해 수능에 ‘올인’했던 그는 수시모집에 합격했다.

■ 선호가 뚜렷하지 않을 때는 실험을 거듭하라 한동관군은 Ⅰ과목 세 개는 쉽게 정했지만 Ⅱ과목 하나를 정하는 게 쉽지 않았다. 자기한테 딱 맞는 과목을 찾고 싶어서 실험을 했다. 모의고사가 끝난 뒤에는 자기가 풀지 않았던 나머지 탐구영역의 문제들을 다 풀어봤다. 성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필요성도 있었다.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과목을 바꿔서 성적을 비교해 본 이유다. 고심 끝에 그는 결국 물리Ⅱ를 선택했고 실제 수능에서는 물리Ⅱ 표준점수가 화학Ⅰ보다 더 높게 나왔다.

■ 탐구영역은 한 과목씩 더 공부해라 최근 대학들은 탐구영역을 두 개 또는 세 개 과목만 반영한다. 그러나 탐구영역의 특성상 한 과목 정도 여유 있게 준비하는 게 좋다. 김준홍군은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과 달리 탐구영역은 한 문제만 틀려도 백분위나 표준점수의 변동이 심하다”며 “한 과목을 망칠 것을 대비해 네 과목 모두를 준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 역시 1등급을 놓치지 않았던 정치 과목에서 실수를 하는 바람에 실제 수능에서는 2등급을 받았고 정치 과목을 버려야 했다.


학과 선택법
성적보다 적성결과 참고…학교별 특전 비교는 필수

■ 대학의 학과 홈페이지를 보면 나의 진로가 보인다 허민수군은 토요일 오후 5시에 자율학습을 마친 뒤 집에서는 대학의 홈페이지를 둘러봤다. 여러 대학의 경영학과를 비교해 자기한테 맞는 대학을 찾게 된 계기였다.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에도 대학마다 차이가 있더라고요. 다른 대학은 해외에 있는 한국 법인에만 파견을 하는데 고려대는 외국 회사에 보내주는 식이었죠. 골드만삭스 같은 회사에서 일해 보는 게 꿈이어서 고려대를 선택하게 됐어요.” 이처럼 같은 계열의 학과라도 특전이나 교육과정이 조금씩 다르므로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픈 학생들은 확인하는 게 좋다. 김재원 부산 남성여고 교사는 “같은 경영계열이지만 경영정보학과, 국제경영학과 등은 배우는 게 조금씩 다르고 이는 곧 졸업 후 진로에도 영향을 준다”며 “어느 곳이 가장 적합한 교육을 제공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수능 성적이 아니라 검사 결과를 활용하라 어윤경 한국고용정보원 진로교육센터 부연구위원은 “학과 등의 진로는 지금 잘하는 것보다 앞으로 잘할 수 있는 것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므로 현재의 학업성취도를 나타내는 성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심리검사를 활용해서 자신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기진 부산 해운대여고 교사는 “성적만 앞세워서 포항공대에 진학했다가 교대로 편입하거나 맞지 않은 학과에 갔다가 다시 재수를 하는 제자들을 보면 진로가 먼저고 진학은 나중 일이라는 데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진학진로정보센터에서는 성격과 잠재력 등을 고려해 자기한테 맞는 대학의 학과를 알려주는 ‘적성탐색검사’가 있다. 이곳의 김지혜 전문상담원은 “자기한테 맞는 대학 전공이나 계열을 기준으로 문·이과를 선택하는 게 갈등이나 고민을 덜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16개 시도 교육청은 진학진로정보센터를 따로 두고 있으며 온라인 무료 검사와 함께 결과에 대한 해석 상담을 제공한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가석현군, 손미연양, 허민수군의 ‘수능과 내신 공부 병행하기’와 관련한 글을 아하 한겨레 누리집(www.ahahan.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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