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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단독] 경기 중학교들, 일제고사 성적표 배부 논란

등록 2009-04-09 11:06수정 2009-04-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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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교육청 지시로…과목별 석차·평균 기록
부진학생 파악 취지 퇴색 ‘줄세우기’에 악용
경기지역 일부 중학교들이 지난달 31일 전국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3학년 대상으로 치른 교과학습 진단평가(일제고사)의 학생 과목별 석차와 학급·학년 평균이 적힌 성적표를 학생들에게 나눠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진단평가는 기초학습 부진학생 현황을 파악한다는 취지로 치른 것이어서, 학생들에게 점수가 아닌 자신의 과목별 도달·미도달 여부만 알려주게 돼 있다. 특히 성적표 배부가 경기도교육청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도교육청이 나서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8일 경기도교육청과 경기지역 중학교 교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 평택·남양주·오산·시흥·화성·광명 등 6개 지역의 ㄱ중, ㄴ중, ㅅ중 등 20여 학교가 최근 도교육청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채점 프로그램을 활용해 진단평가 답안지를 채점한 뒤 개인 성적표를 학생들에게 배부했다. 성적표에는 학생들의 과목별 점수는 물론 과목별 석차, 같은 석차에 해당하는 학생 수, 과목별 학급 평균과 학교 평균이 표기돼 있다. 해당 중학교 관계자들은 “학교 자체 판단으로 성적표를 배부한 것이 아니라, 6일까지 개별 성적표를 나눠주라는 지역교육청의 지침을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시·군 지역교육청들은 모두 “도교육청에서 시험을 일주일 남짓 앞둔 3월23일 지역교육청 담당자들을 불러 4월6일까지 성적표를 나눠주라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 장학사는 “이런 문제를 지역교육청 자체 판단으로 결정하기는 어렵다”며 “과목별 도달·미도달 여부만 알려주게 돼 있는 것을 알지만 도교육청에서 내려진 지침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애초 (성적표 배부가) 예정에 없던 것이지만, 일선 학교의 학습지도 등을 위해 채점 결과를 나눠주는 것이 좋겠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했다”며 “성적표에 석차까지 포함시키는 것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고, 방침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오전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성적표 배부를 중지하도록 했다.

이번 교과학습 진단평가에선 교육과학기술부가 표집 대상(전체의 0.5%) 학생들의 채점 결과를 통해 성취 수준 판별 프로그램을 만들면 각 학교에서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도달·미도달 여부만 가려 그 결과를 학생들에게 알려주게 돼 있다. 교과부의 판별 프로그램은 오는 4월 중순께 보급될 예정이다.

교육운동단체들은 “평가 목적에도 맞지 않는 성적표를 나눠줌으로써 진단평가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성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진단평가는 과목별로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을 가려내 도와주기 위한 것이어서, 과목별로 한두 문제만 틀려도 석차가 크게 낮아질 정도로 난이도가 낮다”며 “이런 시험을 과목별로 석차를 내서 학생·학부모에게 전달할 경우 불필요한 불안감만 조장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윤숙자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정책위원장도 “과목별 학급·학교 평균이 성적표에 포함된 만큼, 이런 자료가 모아지면 학교들을 줄세우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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