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경력관리 등 유리”…입학설명회 북새통
학부모들 ‘전형과정 불투명→특목고 우대’ 우려
학부모들 ‘전형과정 불투명→특목고 우대’ 우려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학부모 유정선(43·서울 서초구)씨는 지난 11일 오후 한 특수목적고 입시 전문 교육업체가 연세대에서 연 ‘2010 특목고·자사고·국제중 입시전략 설명회’에 딸과 함께 참석했다. 유씨는 “요즘 학부모들 사이에서 ‘대입에서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면 특목고 출신이 더 유리해진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그동안은 아이를 특목고에 보낼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주변 학부모들한테서 이런 얘기를 듣고 관심이 생겨 설명회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아버지와 함께 설명회장을 찾은 중학교 3학년 차아무개(15·서울 노원구)군도 “친구들이 ‘앞으로는 특목고에 가지 않으면 대학 진학할 때 불리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학부모·학생 1500여명이 참석했다.
최근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 확대 방침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이런 입시 방향이 자칫 특목고 쏠림 현상을 심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특목고 입시학원 강사 김아무개씨는 12일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면 학생들이 저마다 활동 경력이나 실적을 만드는 일이 대단히 중요해진다”며 “외국어고 등 특목고들은 해외 유학반을 오랜 기간 운영하면서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을 비롯한 여러 가지 ‘스펙’(대학이 요구하는 조건)을 쌓게 해 주는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지금보다 인기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시컨설팅 업체 대표 유아무개씨도 “그동안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강남지역에서는 내신에서 불이익을 받아가면서까지 굳이 아이를 특목고에 보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도 많았지만, 입학사정관제가 확산되면 이런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며 “벌써부터 입시컨설팅 업체들에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입학사정관제 확대로 대입 전형의 불투명성이 더욱 높아지면 서울 주요 대학들의 특목고 우대 현상이 심해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특목고 선호 현상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꼽힌다. 중학교 2학년 학부모 이아무개씨는 “지난해 고려대 수시모집에서 특목고를 우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결국 별 문제 없이 넘어간 걸 보면, 앞으로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될 경우 일반고 학생들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며 “일단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이를 특목고에 보내고 보자는 정서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인수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공동대표는 “대학들의 선발 기준 등 다양한 요소들을 충분히 정비하지 않는다면 입학사정관제는 특목고 진학 열풍과 사교육비 증가 등 심각한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며 “입학사정관제가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기능하도록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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