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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칭찬은 말로 꾸중은 글로 학생들과 매일 교감하죠”

등록 2009-05-14 19:13

학급신문 ‘희망쌓기’ 만드는 이범희 교사
학급신문 ‘희망쌓기’ 만드는 이범희 교사
학급신문 ‘희망쌓기’ 만드는 이범희 교사
경기 용인시 기흥고 1학년 5반 학생들에게는 아침마다 ‘희망쌓기’라는 이름의 학급신문이 배달된다. 담임인 이범희(48) 교사가 발행하는 이 한 쪽짜리 신문에는 반 아이들의 소소한 일상과 새로운 소식, 학생들이 읽어볼 만한 좋은 글이 실린다.

쉬는 시간에 탁구를 치다 수업에 늦은 반 아이들이 다른 선생님에게 꾸중을 듣는 모습을 보고 담임교사로서 아팠던 마음, 하은이와 다은이가 친구들과 함께 쓸 화장지를 교실에 갖다 놓은 것에 대한 칭찬 등 교실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 빼곡하다.

2006년부터 학급신문을 만들어 온 이 교사는 “학급신문이 교사·학생·학부모의 소통에 큰 도움이 된다”며 “날마다 신문을 만드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2004년 뜻을 같이하는 교사들과 함께 ‘참여소통교육모임’을 만들어 학교에서 학생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 학급신문 발행도 그런 고민의 산물이다. 이 교사는 하루 일과 도중 틈틈이 희망쌓기에 담을 내용을 기록했다가, 밤에 에이4 용지 크기의 신문을 만든다. 그러곤 다음날 출근해 반 아이들 수에 해당하는 40장을 복사한다.

“우리 사회도, 학생들도 한 해 한 해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는데 학교가 학생들을 만나는 방식은 2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현실이 답답했어요. 교과 위주의 교육 이외에 학생들과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죠.”

학생들에게 싫은 소리를 해야 할 때에도 이 교사는 학급신문을 활용한다. 칭찬은 말로 해주는 것이 좋지만, 말로 잔소리를 하게 되면 자칫 아이들을 감정적으로 대할 수 있고 아이들의 상처도 커지기 때문이다.

학기 초에는 시큰둥하게 학급신문을 받아 보던 학생들도 이 교사의 정성 어린 노력이 계속되면서 점차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고 있다. 고은수(16)양은 “날마다 학급신문을 보면서 선생님이 무슨 얘길 하고 싶은지 잘 이해하게 됐고, 다른 친구들에 대해서도 더 잘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대찬(16)군도 “우리 눈높이에 맞춰주는 선생님 덕분에 학교생활이 즐겁다”고 했다.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집에 가져오는 학급신문을 보고 자녀의 학교생활을 좀더 잘 알 수 있게 됐다. 이 교사의 휴대전화에는 학급신문을 보고 연락을 해온 학부모들의 문자메시지가 가득하다.

이 교사는 대학입시라는 짐 때문에 늘 밤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하는 아이들과 더 다양한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공부를 자기 길로 정하게 될 아이들은 소수일 텐데, 이렇게 다들 늦게까지 교실에 앉아 있어야 하는 현실이 아쉬울 뿐이죠. 어려운 조건이지만 많은 선생님들이 학부모·학생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다면, 학교는 조금씩이나마 좋아질 거라고 믿습니다.”


이 교사와 아이들은 이렇게 날마다 교감하며 함께 희망을 쌓아간다.

용인/글·사진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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