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화 이전 위원장들 20돌 회고
“탄압 심할수록 교사 소임 지켜야”
“탄압 심할수록 교사 소임 지켜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합법화된 1999년 이전에 전교조를 이끌던 전직 위원장들은 창립 20년을 맞은 전교조가 최근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전직 위원장들은 그간 전교조가 우리 사회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초기에 받았던 국민적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교실을 중심으로 교육운동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4대 위원장을 지낸 이영희(66)씨는 “출범 초기 전교조의 활동을 돌이켜 보면 일선 교사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교수·학습 방법에 대해 연구했고, 그 성과가 교육부나 교육청의 교수·학습방법 공모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당시 전교조가 높은 국민적 지지를 얻은 것은 이런 노력이 학부모와 학생들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법화 이후 전교조가 본격적으로 정부의 교육정책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상대적으로 현장의 목소리에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아쉽다”며 “학생·학부모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5·6대 위원장 출신인 정해숙(73)씨는 “전교조 초기 파면과 구속, 해직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호주머니 속에 버스표 몇 장 넣고 학생들을 찾아다니던 젊은 교사들의 모습은 감동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정씨는 “온갖 희생을 딛고 이뤄낸 전교조 합법화 이후 조직 내부를 추스르는 노력이 다소 느슨해졌고 교사들의 열정도 예전보다 약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은 그간 이룬 성과들이 하나씩 과거로 되돌려지는 어려운 시기지만, 그럴수록 교사로서의 소임을 굳건히 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또 “자신의 뜻을 평화적으로 관철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7대 위원장 김귀식(75)씨는 “20년간 어느 시기도 순탄한 적이 없었지만, 최근 정권의 전교조에 대한 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착잡하다”고 했다. 김씨는 “이런 때일수록 잘못된 교육정책을 지적하는 일 뿐만 아니라 일선 현장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며 “교실의 목소리가 더 크게 전해질수록 전교조가 대안 세력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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