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대학 수입중 등록금 의존율·2008년 등록금 증가 대비 적립금 비율 상위 10개 대학
수도권 22개 대학 결산분석…지난해에도 4820억원 쌓아
‘대학 등록금 1천만원 시대’에 학생·학부모의 고통이 큰 데도, 수도권의 주요 대학들은 지난해 5천억원 가까운 적립금을 따로 쌓은 것으로 8일 나타났다.
<한겨레>가 재학생이 1만명이 넘는 수도권 사립대학 22곳이 지난달 말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 ‘2008년 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대학은 지난해 한 해 동안 2943억원의 등록금을 전년보다 더 걷었고 4820억원을 적립금으로 쌓았다. 이들 대학의 누적 적립금은 2조6827억원이었다.
■ ‘적립금만 조금 줄였어도…’ 지난해 홍익대가 596억원을 적립한 것을 비롯해 연세대(470억원), 이화여대(327억원), 고려대(313억원), 동국대(248억원) 등 5개 대학의 적립금만 더해도 1955억원에 이르렀다. 특히, 동국대를 제외한 4개 대학은 누적적립금 규모도 1~4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익대의 경우, 지난해 등록금 증가액(167억원)에 견줘 적립금 규모가 355.8%에 달했다. 적립금을 3분의 1만 줄였다면 학생들의 등록금을 인상할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이화여대(233.8%), 고려대(179.0%), 연세대(174.8%), 동국대(148.3%) 등 나머지 상위 4개 대학도 등록금 인상분보다 훨씬 많은 적립금을 쌓았다.
대학별 누적적립금을 보면, 이화여대가 5442억원으로 전년(5115억원)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다. 그 다음은 홍익대 4294억원, 연세대 3199억원, 고려대 2018억원, 숙명여대 1639억원 등의 순이었다. 임은희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과도한 적립금만 아니었어도 학생들의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며 “대학들이 교육여건 개선이나 등록금 부담 경감에는 무신경한 채 자산 확대 경쟁에 몰두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학생들 등록금이 ‘봉’ 이들 22개 대학의 지난해 전체 수입은 6조6086억원으로, 이 가운데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과 같은 58.3%(3조8536억원)에 이르렀다. 대학 수입의 절반 이상이 등록금으로 충당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재단이 부담하는 법인전입금은 3.6%인 2367억원으로, 전년보다 0.5%포인트 줄어들었다. 대신, 국고보조금은 9173억원(13.9%)로 전년보다 1.5%포인트(1609억원) 증가했다.
학교별로 보면, 상명대가 수입의 86.4%를 등록금에 의존해 비중이 가장 높았다. 성신여대(83.5%), 단국대(79.7%), 경기대(79.2%), 한국외대(77.8%) 등도 등록금 의존도가 높았다. 이들 대학 대부분은 법인전입금과 국고보조금 비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단국대, 상명대는 법인전입금이 0%였고, 홍익대 등 8개 대학은 1% 이하였다.
이에 비해 연세대는 등록금 의존도가 39.1%로, 22개 대학 중에서 가장 낮았다. 고려대(50.2%), 이화여대(52.7%), 건국대(59.2%) 등도 상대적으로 등록금 의존도가 낮았다. 대신 이들 대학은 모두 국고보조금 비율이 20%를 웃돌아 정부 지원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세대와 고려대는 각각 1942억원, 1371억원의 국고를 지원받아 다른 학교들에 견줘 2배에서 최고 100배까지 많았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이에 비해 연세대는 등록금 의존도가 39.1%로, 22개 대학 중에서 가장 낮았다. 고려대(50.2%), 이화여대(52.7%), 건국대(59.2%) 등도 상대적으로 등록금 의존도가 낮았다. 대신 이들 대학은 모두 국고보조금 비율이 20%를 웃돌아 정부 지원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세대와 고려대는 각각 1942억원, 1371억원의 국고를 지원받아 다른 학교들에 견줘 2배에서 최고 100배까지 많았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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