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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94년생 “우리가 교육실험용 쥐인가요?”

등록 2009-07-06 14:06

현 중3, 고교선택제·자율형사립고 첫 적용
대입땐 완전자율화 “불안감에 사교육 늘어”
서울 양천구 ㅅ중 3학년 박아무개(15)양은 최근 뒤늦게 외국어고 입시를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고교에 진학하는 2010학년도부터 서울지역에 고교선택제가 도입되고, 자율형사립고도 문을 열 예정이어서 뭐라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줄곧 상위권을 유지해온 박양은 “특별히 외고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요즘 들어서 ‘그냥 일반계고에 가면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늦긴 했지만 지금부터라도 특목고 학원에 다니면서 외고 입시를 준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양과 같은‘1994년생’(현재 중학교 3학년)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쏟아지고 있는 ‘이명박표 교육정책’의 첫 적용 대상이 되어야 할 처지에 놓인 탓이다. 고교 입시뿐 아니라, 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2013학년도부터 대학 입시도 ‘완전 자율화’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94년생들은 새 교육정책의 실험용 쥐’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돌기도 한다.

대전에 사는 중학교 3학년 김아무개(15)군은 “학교 선생님들 중에는 ‘너희가 대학에 갈 때에는 3불 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도 어떻게 될지 모르고, 지방의 일반계고는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니 과학고나 외고에 가는 게 좋다’고 말하는 분들이 여럿 있다”며 “부모님도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냐’며 불안해하신다”고 말했다. 서울 ㅇ중 3학년 유아무개(15)양도 “수능 과목이나 내신성적 반영 방식의 변경만으로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데 입학사정관제 얘기까지 나오니 갈피를 잡기 어렵다”며 “교육문제가 시끄러워질수록 학생들의 부담만 점점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

경기 성남시의 중3 학부모 박상미(42)씨는 “학부모 처지에서는 아이 진학문제가 워낙 민감한 일이라 발표되는 교육정책 하나하나에 쉽게 동요하게 된다”며 “불안한 상황일수록 일단 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은 확실히 다져놔야 어떤 정책이 나와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얘기를 주위에서 많이 한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도 교육정책이 바뀔수록 사교육 수요가 커지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남의 한 입시학원 강사인 김아무개(33)씨는 “교육정책이 바뀔 때마다 불안해진 학부모들은 다급한 마음에 결국 아이를 학원으로 데리고 가게 된다”며 “요즘은 아이가 중학생일 때부터 대학 입학사정관제를 염두에 두고 특별활동 실적을 어떻게 쌓을 수 있을지 상담해 오는 학부모들이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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