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뇌프론티어사업단장
김경진 뇌프론티어사업단장 인터뷰
‘작은 우주’로 불리는 뇌 연구는 1980년대부터 본격화됐다. 이전엔 주로 해부학적 연구가 이뤄진 반면, 1980년대 이후엔 생리학 분야 뇌기능 연구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1990년 미국에서 ‘뇌 연구 십년’(Decade of the Brain)이란 법안이 통과되면서 뇌 연구는 세계적 화두가 됐다. 미국은 매년 70조원을 뇌 관련 연구비로 투자하고 있다. 일본 또한 21세기를 ‘뇌의 세기’로 규정하고, 20년에 걸쳐 매년 8000억원을 뇌 연구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2003년 ‘뇌기능 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 개발연구사업단’을 출범했다. 지난 21일 김경진 뇌프론티어사업단장(57·사진)을 전자메일로 인터뷰했다. 그동안 사업단이 이룩한 성과는? “지난 6년 동안 뇌에서 특이하게 발현하는 130개의 유용 유전자를 발굴하고, 그 기능을 검증했다. 서울대 이동수 교수팀은 한국인의 뇌영상 자료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데 필수적인 ‘한국인의 뇌 표준확률지도’를 개발했다. 한림대 신형철 교수팀은 이른바 뇌-기계접속기술(Brain-Machine Interface)을 개발했다. 강아지 뇌에 신경칩을 이식해 사람과 개가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치매 및 파킨슨병 등의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후보물질들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뇌 연구의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생명공학(BT),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등 여러 기술의 융합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인프라가 잘 정비된 편이다. 연구 인력은 적지만, 연구 업적은 탁월하다. 의욕적인 연구자들의 참여가 점차 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로 급속히 이전돼 뇌질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다. 여론의 관심은 뇌 연구의 동력이기도 하다. 미미한 수준이지만 대학에서 연구·개발한 기초원천기술이 국내 제약회사나 바이오벤처로 이전되는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이는 가까운 미래에 뇌질환 치료제가 우리나라에서 개발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 희망적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뇌 연구의 비전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뇌 연구는 21세기 과학과 기술 전 분야에서 ‘최후의 프런티어’라 불려진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뇌 연구 비전 2040’을 발표했다. 2040년까지 뇌를 이해하고, 뇌 제어조절, 뇌의 퇴행 현상, 행동·인지 기능의 작용메커니즘을 규명하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조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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