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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명도 브랜드 시대’ 구정고→압구정고

등록 2009-08-03 11:26

“압구정은 희소성” 고교선택제 앞둔 포석인 듯

서울 강남구의 구정중학교와 구정고등학교가 교명을 각각 압구정중학교, 압구정고등학교로 바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서울시교육청과 구정고에 따르면 구정(鷗亭)이라는 이름은 압구정(狎鷗亭)에서 나온 이름이지만 정확히 따지고 보면 무의미한 철자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대부분 공립학교가 학교 인지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지역 이름을 바탕으로 발음하기 편한 두 글자 교명을 지어왔는데 `구정고'는 그 결과물이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압구정이라는 이름은 최신 문화의 대명사로 통하지만 그 이름에는 훨씬 유구하고 풍부한 역사문화적 가치가 숨어 있다.

압구정은 조선 세조 때 권신 한명회(1415-1487)가 세운 압구정(갈매기와 어울려 노는 정자)이라는 정자 이름에서 유래한다.

중국사신을 위한 연회가 열릴 정도로 유명했던 압구정은 구한 말 마지막 소유자였던 개화파 정치인 박영효(1861-1939)가 갑신정변 주모자로 몰리면서 완전히 파괴됐다.


특히 강남구가 올해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謙齋.1676~1759)의 압구정 그림을 토대로 `압구정 복원 프로젝트'까지 추진하면서 다시 한 번 세상의 시선을 끄는 이름이기도 하다.

구정고가 교명을 변경키로 한 것은 압구정이라는 이름 하나가 가진 이런 다양한 역사문화적 가치를 눈여겨봤기 때문이다.

올해 말부터 서울지역에서 고교선택제가 실시되면 모든 고교는 학생들의 선택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런 시점에서 학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것이 이 학교 류영국 교장의 판단이다.

류 교장은 "고교선택제 속에서 일반고가 살아남으려면 더욱 가치를 높이는 길밖에 없다"며 "교명 변경과 함께 교포, 교복 바꾸기, 수업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작업 등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도 작년 5월부터 학교이름을 지을 때 지역ㆍ문화ㆍ역사적 특징을 살리도록 권유하고 있어 역사문화적 특징을 담은 이름을 도입하거나 교명을 전환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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