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원(57)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장
이조원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장 인터뷰
나노기술 태동기였던 2000년, 김대중 정부는 나노기술 가운데 실용화 가능성과 산업 파급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나노소자 분야를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지난 17일 이조원(57·사진)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장과 그간 연구 성과 등에 대해 전자우편으로 인터뷰했다. 왜 ‘테라급 나노소자’인가? “테라(10의12승)는 1조에 해당하는 숫자다. 테라급 나노소자를 개발해 현재 컴퓨터의 메모리 용량(1기가비트)과 데이터 처리속도(3.8GHz)를 1000배 이상 높이는 게 사업단의 목표다. 테라급 나노소자가 개발되면 인공지능형 시스템이 가능해진다. 현재는 컴퓨터가 사용자의 명령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형태인 데 비해, 테라급 반도체를 장착한 컴퓨터는 사용자들과 능동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된다. 꿈으로만 여겨왔던 인공지능사회가 도래하게 된다.” 내년 3월이면 사업이 종료된다. 그간 사업단의 대표적 성과 세 가지는? “먼저 부도체에 전하를 저장할 수 있는 ‘CTF(Charge Trap Flash) 기술’ 개발로 고집적화의 한계를 극복해, 세계 최초로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 앞으로 이 기술은 17조원 이상 경제효과를 가져오리라 예상한다. 또 지난 20년간 반도체업계에서 꿈으로만 여겨왔던 ‘실리콘 위 화합물반도체 성장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엘이디(LED), 태양전지, 초고속 소자 등에서 막대한 경제효과를 창출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노규모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원자층 식각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국제반도체기술로드맵(ITRS) 2007년판에 향후 추진해야 할 식각기술로 선정됐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세계 선도기술이 된 것은 일찍이 유례가 없는 일이다.”
사업단이 다시 10년간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다면, 어떤 사업 목표를 세울 것인가? “10년 전 사업단은 2020년 이후 본격적으로 도래할 ‘초인공지능사회’(Super-Intelligent Society)를 겨냥했다. 초인공지능사회에선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삽입형 인공지능 뇌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런 꿈같은 현실은 나노전자소자 융합기술 연구와 개발로 가능하다. 다시 10년간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초인공지능사회 구현을 위한 테라급 인공지능 칩 개발’을 목표로 세울 것이다.” 조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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