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의 교육특강〉
입학사정관제, 고교등급제 부추기고
‘사교육없는 학교’ 학원과 경쟁 불가피
‘사교육없는 학교’ 학원과 경쟁 불가피
새책 ‘이범의 교육특강’ 교육평론가 이범씨의 본격적인 첫 교육비평서인 <이범의 교육특강>(다산에듀·사진)이 출간됐다. 이 책은 이명박 정부 들어 더욱 심해진 ‘교육정책 대혼돈 현상’의 이면을 파헤쳐 근원적인 교육개혁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공교육과 사교육의 현장을 세밀히 관찰한 실증적 체험·경험과 함께 정치권·대학·교육관료·학부모 등 각 교육주체들이 지니고 있는 이해관계의 밑바닥을 파헤치는 예리한 통찰력이 강점인 저자의 분석이라 더욱 주목된다. 저자는 먼저 최근 논란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입학사정관제가 현행 입시 제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분석한다. 미국 대학입학 제도에서 비롯한 입학사정관제가 한국의 교육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고교 등급제를 음성적으로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저자는 또 한국의 공교육이 불신받고 있는 이유를 꼼꼼히 따진다. 사교육과의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학교의 현실을 보여주면서 현 정부가 추진중인 ‘사교육 없는 학교’ 정책이 결국은 학교를 학원화함으로써 근본적인 개혁을 외면하고 학원과의 경쟁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점을 논증한다. 저자는 공교육의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심화·토론식 수업 방식으로 학생들을 등수 경쟁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게 궁극적인 처방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교육정책에서 등장하는 핵심 개념에 대한 설명 부분이 나오는데 예를 들어 ‘평준화’, ‘수월성’, ‘다양성’, ‘자율화’와 같은 단어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기본 개념에 대한 오용과 왜곡을 바로잡아야 교육문제를 둘러싼 사회세력 사이의 대화가 가능해지고, 교육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김창석 기자 kimcs@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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