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 수정 일지
역사교과서 파동 전말
상의 “교과서 좌편향”→뉴라이트 교과서 출간 →장관 “역사교육 파행”→ 교과부, 수정 권고안
정부가 출판사들을 압박해 검정 교과서를 뜯어고치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온 역사 교과서 수정은 이명박 대통령과 교육과학기술부, 재계,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가 총동원된 ‘합작품’이었다.
교과서 수정 논란은 지난해 3월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교과부에 초·중·고교에서 사용되는 국사·경제·근현대사·사회 교과서에 좌편향된 내용이 많다는 의견을 제출하면서 본격화했다. 이들이 제기한 문제는 교과서에 이념적으로 편향되고 반시장적인 내용이 많아 학생들이 반기업 정서를 갖게 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비슷한 시기에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주축이 돼 만든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가 출간되면서 재계와 뉴라이트 진영을 중심으로 한 교과서 수정 압력은 더욱 거세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5월 김도연 당시 교과부 장관이 “현재의 역사교육이 편향돼 있다”고 발언해 이들의 요구에 힘을 실어줬고, 교과부는 곧바로 교과서 수정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들도 9월 “이념적으로 편향된 근현대사 교과서를 채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했고, 각 시·도교육청은 ‘좌편향 교과서’로 지목된 금성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의 채택률을 낮추기 위해 학부모와 교사 등을 대상으로 연수를 여는 등 측면 지원에 나섰다.
이에 대해 한국현대사학회 등 역사 관련 학회들과 교육운동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정부의 교과서 수정 움직임은 다양한 교과서 발행이라는 검정 교과서 제도의 근본 취지를 부정하는 처사”라고 비판했지만, 교과부는 10월 근현대사 교과서 6종 55개 항목에 대해 수정 권고안을 발표했다. 두 달 뒤인 12월에는 수정된 내용을 담은 근현대사 교과서가 발행됐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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