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물속의 광촉매가 햇빛을 받으면 전자(e-)와 정공(h+)이 생긴다. ② 물 분자(H₂O)는 산화전극에서 이 정공에 의해 산소 분자(O₂)와 수소 이온(H+)으로 분해된다. ③ 수소 이온은 환원전극에서 전자를 얻어 수소(H₂)가 된다. 이재성 교수 팀은 최근 3%의 효율로 태양광 에너지를 수소 에너지로 바꾸는 광촉매를 개발했다. 이재성 교수 팀 제공
[미래 과학기술 현장]
이재성 교수, 가시광선 흡수 가능한 ‘광촉매’ 개발
“광전환 효율 3%뿐…상용화위해 10% 넘어설 것”
이재성 교수, 가시광선 흡수 가능한 ‘광촉매’ 개발
“광전환 효율 3%뿐…상용화위해 10% 넘어설 것”
13. 이산화탄소저감및처리기술개발사업단
14. 고효율수소에너지제조·저장·이용기술개발사업단
15. 차세대초전도응용기술개발사업단 “수소 개발기술은 이 시대 가장 강력한 에너지 기술입니다. 앞으로 5년 동안 수소 개발에 120억달러를 투자하겠습니다.” 2003년 1월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서 한 연설의 일부다. 국내 석유 소비량의 60%를 외국에서 수입하고,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5%를 뿜어내는 미국은 ‘에너지 자립’과 ‘청정 에너지 개발’을 위해 ‘수소’를 선택했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다. 발열량은 천연가스(LNG)보다 3배나 높다. 수소(H₂)를 산소(O₂)와 결합해 태우면 물(H₂O)밖에 나오지 않는다. 말 그대로 ‘고효율 무공해 에너지’다. 그러나 지구에서 순수한 수소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지구 생성초기에 대부분 날아가버렸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건 물(H₂O)이나 메탄(CH₄) 등 화합물 속에 들어 있는 수소뿐이다. 오늘날 수소를 얻기 위해선 물을 분해해야 한다. 물에서 수소를 얻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전기나 미생물, 원자력이나 광촉매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기술은 바로 ‘광촉매’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이다. 물에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광촉매를 넣고 햇빛을 쪼여 수소를 얻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흔한 물과 햇빛만으로 미래 에너지원 수소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8월31일 포항공대에서 만난 이재성(56) 교수는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광촉매 물분해 전문가다. 그는 최근 21세기 프론티어사업의 지원 아래 태양광 전환 수율이 3%인 산화물 광촉매를 개발했다. 이번 성과로 우리나라는 광촉매에 관한 한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과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됐다.
이 교수는 어떤 계기로 광촉매를 이용한 수소 에너지 개발에 참여하게 됐을까? “1995년께 국내외 학계에선 이산화탄소 처리기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습니다.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저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로 유용한 제품을 개발하는 연구에 큰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산화탄소를 수소와 반응시켜 자동차 연료로 쓸 수 있는 메탄올을 만드는 연구였습니다. 저는 이 반응을 쉽고 빠르게 진행시키는 촉매 개발에 힘을 쏟았습니다. 3년 이상 노력한 끝에 효과가 뛰어난 촉매를 찾아냈습니다. 그러나 ‘실용화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바로 ‘수소’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수소는 나프타나 천연가스 등으로부터 생산했는데, 가격이 비쌀뿐더러 수소를 얻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기술인데,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진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았죠. 이후 제 머릿속엔 늘 ‘수소… 값싸게… 이산화탄소 없이…’가 맴돌았습니다.”
이 교수는 1997년 국제학회에서 만난 도쿄대 도멘 교수한테서 그 해답을 얻게 됐다. 도멘 교수는 당시 광촉매를 이용해 물에 햇빛을 쪼여 수소를 얻는 연구로 각광을 받고 있었다. “광촉매를 이용한 물분해 기술은 제가 찾던 ‘값싸고 이산화탄소 없이’ 수소를 얻는 방법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이 기술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감이 없었죠. 그런데 도멘 교수는 제게 두 가지 조언을 해줬습니다. 자신도 나처럼 처음부터 광촉매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과 광촉매 연구는 초보 단계이므로 후발 주자의 불리함이 크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도멘 교수의 격려로 광촉매 연구에 도전하기로 맘먹은 이 교수는 2년 후, 당시로선 최고의 광효율을 갖는 광촉매를 개발했다.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라 불리는 광촉매를 개발해 자외선을 쬔 결과 예전보다 4배 많게 수소를 얻을 수 있었다. 당시 미국 화학회가 발간하는 <케미컬 앤 엔지니어링 뉴스>는 이 성과에 대해 “수소 에너지 상용화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고 극찬했다. 그러나 페로브스카이트 광촉매는 뛰어난 효율에도 만들기 어렵고, 햇빛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시광선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었다.
“물과 햇빛만으로 수소를 얻으려면, 자외선이 아닌 가시광선을 흡수할 수 있는 광촉매가 필요합니다. 왜냐면 햇빛 가운데 자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에 불과하지만, 가시광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4%이기 때문입니다. 2003년 고효율수소에너지기술개발사업단이 출범하면서 가시광선을 흡수할 수 있으면서도 가격이 싸고, 안정성도 뛰어난 광촉매를 개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광촉매의 광전환 효율은 3~4%에 불과하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수소 에너지 상용화가 가능한 10%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 등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그의 책 <수소혁명, 석유시대의 종말과 세계경제의 미래>에서 “수소는 앞으로 인류 문명을 재구성하고 세계 정치와 경제구조를 재편할 것”이라 내다봤다. 또 그는 수소 에너지를 ‘민주적 에너지’라 했다. 석유처럼 특정 지역에 묻히지 않고, 기술만 있으면 물과 햇빛만으로 누구든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석탄, 석유 등 화석 에너지는 산업혁명을 일으켰다. 물과 햇빛에서 얻는 수소는 어떤 혁명을 일으킬까?
포항/조동영 기자 ijoe0691@hanedui.com
14. 고효율수소에너지제조·저장·이용기술개발사업단
15. 차세대초전도응용기술개발사업단 “수소 개발기술은 이 시대 가장 강력한 에너지 기술입니다. 앞으로 5년 동안 수소 개발에 120억달러를 투자하겠습니다.” 2003년 1월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서 한 연설의 일부다. 국내 석유 소비량의 60%를 외국에서 수입하고,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5%를 뿜어내는 미국은 ‘에너지 자립’과 ‘청정 에너지 개발’을 위해 ‘수소’를 선택했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다. 발열량은 천연가스(LNG)보다 3배나 높다. 수소(H₂)를 산소(O₂)와 결합해 태우면 물(H₂O)밖에 나오지 않는다. 말 그대로 ‘고효율 무공해 에너지’다. 그러나 지구에서 순수한 수소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지구 생성초기에 대부분 날아가버렸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건 물(H₂O)이나 메탄(CH₄) 등 화합물 속에 들어 있는 수소뿐이다. 오늘날 수소를 얻기 위해선 물을 분해해야 한다. 물에서 수소를 얻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다. 전기나 미생물, 원자력이나 광촉매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기술은 바로 ‘광촉매’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이다. 물에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광촉매를 넣고 햇빛을 쪼여 수소를 얻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흔한 물과 햇빛만으로 미래 에너지원 수소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재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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