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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외고 → 자사고 전환’ 여권 본격 시동

등록 2009-10-15 13:58

한나라 교과위원 12명중 8명 ‘찬성’
정두언 의원 “법 개정안 이달 제출”
정총리 지원…미적대는 교과부 압박
외국어고를 자율형사립고(자사고)로 전환하는, 사실상의 ‘외고 폐지’에 여권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큰 목표를 제시하고, 한나라당의 소장·개혁파 의원들이 교육과학기술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정운찬 국무총리도 이 대통령의 ‘특명’을 받아 지원사격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14일 “외고를 자사고로 전환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을 이달 안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고가 영어·수학 선행학습 과정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비의 ‘블랙홀’이 되고 있으며, 따라서 외고를 자사고로 전환해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선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안병만 교과부 장관이 한국외국어대 총장 시절에 외고(용인외고)를 설립해서 외고에 애착이 많은 것 같다”며 “안 장관에게만 맡겨서는 외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보고, 법 개정안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정부는 내년에 자사고를 확대 지정할 예정인데, 전국 30개 외고를 자사고로 전환하면 된다”며 “2011학년도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안에는 야당 시절과는 달리 외고의 자사고 전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진 상태다. <한겨레>가 국회 교과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 12명을 상대로 외고 관련 의견을 물은 결과, 김선동·권영진 의원 등 8명이 “외고를 애초 설립 취지대로 특수목적고의 기능을 하는 학교로 돌려놓거나 이번 기회에 자율형사립고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 의원들은 오는 23일 교과부 국감에서 안 장관을 상대로 외고 문제를 또 한차례 추궁하고, 다음달 대정부질문에서도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외고 폐지에 대한 견해를 묻는 등 압박 강도를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외고 폐지론에 적극적인 이유는 외고 폐지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사교육비 절감을 실현하는 핵심적 수단이고, 최근의 중도실용 노선에도 부합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외고 제도 개선은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이 지난 4월 마련한 ‘사교육비 절감 종합 대책’의 핵심 대목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여권에서는 외고의 자사고 전환 문제가 외고 재단과 학원가의 반발 등으로 진통은 있더라도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지난 6일 정운찬 총리의 첫 주례보고에서 “총리실이 중심이 돼 사교육비에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밝힌 것도 이 대통령이 교육 개혁에 미온적인 교과부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교과부도 여권 핵심부의 이런 기류에 호응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교과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안 장관이 국감 답변에서 외고의 자사고 전환에 대해 ‘연내에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데 따라, 이달 중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지난 4월 ‘밤 10시 이후 학원 교습 금지’ 방안을 두고는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도 이견이 있었지만, 그 뒤 곽 위원장과 한나라당 소장·개혁파 사이에 사교육 대책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졌다”며 “민주당도 반대하지 않는 만큼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황준범 김지은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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