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등 공동 대응방안 마련키로…교육단체 “기득권 지키기” 비판
전국 외국어고 교장들이 정치권의 ‘외고 폐지’ 움직임에 반발해 다음달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는 등 외고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영어듣기시험 폐지 등 입시제도 개선은 검토하겠지만, ‘외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전환’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정부와 여당에 전달할 방침이다.
이택휘 서울 한영외고 교장은 1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교육의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외고 폐지를 거론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다음달 18일 열리는 전국 30개 외고 교장단 간담회 때 ‘외고 폐지론’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고 교장들은 정치권이 외고를 ‘천문학적인 사교육비의 주범’으로 지목한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택휘 교장은 “사교육비의 주범은 외고가 아니라 대학”이라며 “대학 입시제도를 개선하면 사교육 문제가 해결되는데, 정치권이 대학은 건드리지 못하고 만만한 외고만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맹강렬 서울 명덕외고 교장도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려면 (외고와 관련해) 어떤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지를 논의해야지, 무조건 외고를 없애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외고 폐지론은 또다른 ‘포퓰리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고 교장들의 공동 대응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지역 6개 외고와 나머지 학교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서울의 자사고는 학생을 추첨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학생을 시험으로 뽑는 서울지역 6개 외고가 반발하지만, 지방의 경우엔 자사고가 시험 선발인 만큼 지방 외고들은 별로 손해 볼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대원외고는 이날 외고 가운데 처음으로 입시에서 영어듣기시험을 없애고 내신과 면접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사회적 배려 대상자 등을 위한 입학사정관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고의 반발 기류에 대해 ‘외고 폐지’를 적극 추진중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외고 교장들이 얘기하는 수준의 개선으로는 사교육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외고 입학시험을 없애고 자사고처럼 선지원 후추첨으로 입시제도를 바꾸는 게 진정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김명신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대표는 “과도한 선행학습 등 교육 파행을 불러온 외고가 여전히 기득권을 지키는 데 급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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