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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6 19:43 수정 : 2005.01.16 19:43

나무의 비밀’ 찾아나선 시집같은 그림책

〈나무의 비밀〉은 캐나다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나무를 심은 사람〉을 연상시킨다. 공교롭게도 〈나무를 심은 사람〉의 원작자인 장 지오노, 이 책의 지은이인 알랭 니엘 퐁토피당 모두 프랑스인이다. 농업이 발달한 그 나라의 특성이 반영된 듯, 자연에 대한 이들의 사랑과 찬미는 수미일관하다.

기억 속에 선연한 그 애니메이션이 그러하듯, 이 책이 말하는 나무에 대한 사랑도 잔잔하고 조용하다. 나무를 설명하기 보다는 보여주려고 애쓴다. 그것들이 어떻게 영겁의 시간 동안 사람들과 잘 어울려 왔는지,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느끼게 하려는 듯하다.

이 책은 ‘나무의 번식’ ‘신기한 나무’ ‘나무와 인간’ 등 크게 세부분으로 나뉜다. 각 장의 제목이나 구성이 어지간히 촌스럽다. 자칫하면 흔하디흔한 자연학습 그림책의 하나로 여기기 십상이다. 그런데 여기에 〈나무의 비밀〉의 비밀이 숨어있다. 읽는 이를 쉽게 싫증나게 하지 않는 은근한 글과 그림이 그것이다.

우선 이 책에는 사진이 없다. 국립공원을 거닐면서 나무 그리는 일을 좋아한다는 두 삽화가는 후기 인상파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나무들을 여기저기 심어놓았다.

그 색색의 나무 가지 사이에 얼굴을 내미는 글은 시종일관 나무를 ‘사람’ 대하듯 한다. 예를 들어 나이테를 설명하는 대목이 그렇다. “나무는 아주 먼 옛날 일까지 잘 기억하고 있지요. 줄기에 옛날 기억을 잘 새겨 두기 때문이에요.”

〈나무의 비밀〉은 자연 그림책이라기보다, 채색화를 곁들인 한 권의 시집이다. 시와 그림으로 자연을 말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성취가 놀랍고 부럽다. 취학전-저학년, 알랭 니엘 퐁토피당 글, 로랑 코르베지에·피에르 에마뉘엘 드케스트 그림, 나선희 옮김. -사계절/8000원.

안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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