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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수능 당일 시간표’ 맞춰 생활을

등록 2009-10-25 20:27수정 2020-06-03 14:55

● 수능 D-3주 컨디션 조절 어떻게 ●

김효선(20·고려대 국어국문학과)씨는 2008학년도 수능에서 자신의 최고 성적을 냈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얻은 성적은 평균 2.1등급이었지만 실제 수능에서는 1.1등급을 얻었다. 언어 영역은 3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랐다. 효선씨한테 ‘운’이 따랐던 걸까? “9월 모의고사를 보고 실망이 컸어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그동안 나는 정말 많은 것을 공부했고 결국 수능을 치는 데 필요한 지식은 모두 내 머릿속에 있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내 실력을 100% 발휘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컨디션 조절뿐이었어요.” 최악의 컨디션은 점수를 축낸다. 반면 최상의 컨디션은 불운도 이길 수 있다. 수능의 마지막 변수는 컨디션이다. 이투스(www.etoos.com)에서 대학생 멘토로 활동하는 김효선씨와 백혜린(18·연세대 생활과학부)씨가 수능 3주 전에도 통하는 컨디션 조절법을 소개했다.

◎ 고려대 국문과 김효선씨

언어→수리→외국어→탐구영역

수능시험 시간 그대로 따라 공부

2주전부터는 실전 모의고사 훈련

공부는 수능 체제로

효선씨는 수능 한 달 전부터 수능 시간표에 맞춰 공부 계획을 짰다. 수능은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 영역의 순서로 진행된다. 효선씨의 하루 일과도 같은 순서를 따랐다. 특히 오전 8시부터 반드시 언어 영역을 공부했다. 수능 날 언어 영역이 8시40분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언어 영역을 풀면 머리가 익숙해질 것 같았어요. 행동을 반복하면 습관이 되듯이 머리도 반복하면 아침에 언어 영역을 푸는 게 습관이 될 거라 생각했죠.”

효선씨는 실제 수능에서 언어 영역 1등급을 받았다. 예행연습의 덕일까? 송기삼 한국교원대 교수(컴퓨터교육과)는 “원래 기억은 과거에 그것을 저장할 때와 비슷한 환경일 때 더 잘 생각이 난다”며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언어 영역 공부를 하는 것은 실제 수능 시험을 치르는 것과 비슷한 환경이 되므로 고사장에서 필요한 지식이나 개념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효선씨는 수능을 2주 앞둔 때부터는 모의고사를 구해 실제 수능처럼 똑같이 풀었다. 답안지를 구해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마킹까지 했다. 임웅 한국교원대 교수(교육학과)는 “학생의 긴장도와 성취도의 상관관계를 보면 긴장을 아주 안 하거나 너무 많이 했을 때 성취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수능은 모의고사와 달리 학생들한테 낯선 경험이므로 극심한 긴장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낯선 수능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하는 것은 긴장도를 낮춰 성취도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신체의 효율을 높이는 규칙적인 생활로

수능을 한 달 앞두고 효선씨는 학습뿐만 아니라 생활 습관도 수능 체제로 바꿨다. “아침에는 7시에 일어나고 밤 12시와 새벽 1시 사이에 잠들었어요.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1분도 졸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그 시간이 수능 시험 시간이니까요.” 매일 수능 시험을 치르듯 지냈던 그때의 자신을 두고 효선씨는 “수능만 바라보고 사는 기계 같았다”고도 했다. 효선씨와 혜린씨는 식사에도 신경을 썼다. 효선씨는 하루 세 끼를 일정한 시간에 거르지 않고 먹었다. 간식과 야식은 최대한 피했다. 보약이나 홍삼 등의 건강보조식품은 먹지 않았다. 인위적으로 기운을 북돋우는 일은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혜린씨도 체력을 떨어뜨리는 인스턴트 음식은 먹지 않았다. 김치를 자주 먹었고 두부나 계란 등의 완전식품을 먹었다고 한다.

김이종 하늘벗한의원 원장은 이들의 이런 규칙적인 생활이 실제 수능에서 효과를 발휘했을 거라고 말한다. 그는 “일정한 시간에 밥을 먹게 되면 식사를 할 때쯤 위와 장이 스스로 운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소화가 훨씬 빠르고 열량 공급도 쉽다”며 “또 규칙적인 생활은 우리의 뇌를 훈련시켜 적은 양의 포도당으로 최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뇌효율을 높인다”고 말했다. 아침밥을 안 먹던 수험생이 수능 당일 밥을 먹는 것과 아침식사를 습관화한 수험생이 밥을 먹는 것은 컨디션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다를 수 있다.

◎ 연세대 생활과학부 백혜린씨

인터넷 뒤져 격언 출력해 다니기도

긍정적 노래 듣고 교육방송 시청

실수목록 정리해 수능 당일 되새겨

마음의 컨디션은 자기 암시로

혜린씨는 매일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을 솔직하게 기록하는 방식으로 마음을 다스렸다. “매일 밤에 일기 쓰듯 날짜를 적고 메모지에 우울한 마음을 썼어요. 아! 그것만 쓰면 안 되고요, 기운 내자는 다짐도 함께 써야 해요.” 수능 100일 전부터 자취를 하면서 써 붙인 메모지는 수능이 끝나자 벽을 가득 덮었다. 인터넷을 뒤져 용기를 주는 격언이나 명언을 출력해 파일로 만들어 들고 다니기도 했다. “한 줄만 읽고 말 때도 있지만 너무 힘들 때는 한 바닥을 다 읽고 또 읽고 그랬어요. 그런 게 없었으면 저 혼자서는 정말 못 견뎠을 것 같아요.” 효선씨는 힘이 되는 노래를 많이 들었다. 감상적인 노래는 심란하게 할까봐 피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황규영의 ‘나는 문제없어’ 같은 활기차고 진취적인 노래를 골라 들었다. ‘브라보, 브라보, 마이 라이프,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라는 가사를 곱씹으며 “지금까지 해 온 게 아까워서라도 계속해서 달려야 한다”고 다짐했다.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절실한 한 구절을 찾아 벗 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도 격려가 필요할 때, 혜린씨는 <교육방송>(EBS) 인터넷 강사들을 찾았다. “선생님들이 강의 시작할 때 항상 격려의 말을 해 주시거든요. 수업 내용은 안 듣고 선생님께서 해 주시는 따뜻한 말만 찾아 들었죠. 제가 좋아하는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은 더 와닿았어요.”

수능 당일의 불안은 시험 매뉴얼로

수능 전날에는 수능 날에 있을 수 있는 ‘사고’를 상상해 보는 게 좋다. 혜린씨는 수능 날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실수를 목록으로 정리했다. 그동안 풀었던 문제집이나 모의고사 시험지를 보면서 실수가 잦은 부분을 확인해 정리하면 된다. ‘언어는 문제를 잘못 읽어서 틀리는 경우가 많으니까 문제를 주의해서 읽자’, ‘영어 문법 문제 중에는 반드시 해석을 해야 풀리는 문제가 있으니 주의하자’ 등과 같이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저는 수능 날 매 교시 직전에 이 실수 목록을 훑어봤어요. 개념이나 내용을 외우는 것보다 실수를 줄이는 게 당일에는 더 필요할 것 같았어요.” 박재원 비유와상징 공부연구소 소장은 이런 ‘상상’을 적극 권장한다. 재학생들은 수능이 처음이고 낯설기 때문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단 자신이 언제 긴장하는지 알고 대처 방안을 마련한다면 긴장을 덜 수 있다. 박 소장은 “언어 영역 듣기를 할 때 소음 때문에 한 문제를 놓치면 당황해서 다음 문제를 놓치기 쉽다”며 “이럴 때 그 문제는 과감히 버린다는 대응 방안을 세워 놓으면 훨씬 편안하게 실수를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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