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랑의 미래직업탐방 /
스포츠에이전트
<제리 맥과이어>는 스포츠에이전트가 일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그린 영화다. 극중 뛰어난 능력을 가진 스포츠에이전트 제리는 선수와 인간적인 유대를 맺으며 선수의 계약 체결과 광고 계약 등의 일을 처리한다. 실제로 스포츠에이전트는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공식적으로 선수를 대리하여 연봉 협상이나 이적 문제 등 계약과 관련된 사항을 해결한다.
IB스포츠에서 스포츠에이전트로 일하고 있는 김태래(33·사진)씨는 “스포츠가 좋아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대학에서는 스포츠와 상관없는 생명공학을 전공했지만, 많은 남학생들이 그렇듯 스포츠에 대한 열정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연봉 협상이나 이적 문제를 위해 에이전트를 두고 있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김씨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스포츠에이전트의 역할은 ‘스포츠마케터’, 즉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기업의 인지도와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스포츠와 관련된 각종 행사 지원, 선수 지원, 스포츠용품 판매 촉진 등을 대행하는 역할과 소속 선수들이 뛰어난 성과를 보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포츠매니지먼트’의 역할 구분이 모호한 편”이다. 김씨 역시 현재 국가대표 스노보더 안태환 선수, UFC 추성훈 선수의 에이전트로 일하면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마케팅, 방송중계권 업무, 대형 스포츠이벤트 컨설팅 등의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김씨는 “지금은 스포츠에이전트의 역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며 “과거에는 선수에게 광고나 스폰서를 연결해 주는 일이 주된 업무인 시절도 있었지만, 시장이 커지고 스포츠선수의 해외 진출이 많아지면서 에이전트 역할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분야에 취업하기 위해선 전공이나 자격증보다 현장 경험이 중요하며, 체계적으로 공부하려면 대학에서 스포츠마케팅, 스포츠매니지먼트 등 관련 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좋다. 한편 축구 종목의 경우, 스포츠에이전트 자격이 없으면 대리인으로 계약할 수 있는 자격도 없다. 자격증 취득 또한 1년에 한 명 정도 취득할 정도로 어렵기 때문에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실력을 갖춰야 한다. 요즘은 해외 이적 선수들도 많고 글로벌 마케팅이 중요해 영어는 필수라고 한다.
김씨는 “스포츠마케팅, 스포츠에이전트를 연구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꾸준히 정보를 교류하거나 스포츠 현장에서 작은 경험이라도 쌓아 놓는다면 취업하는 데 좀더 유리할 수 있다”며 “단순히 스포츠를 좋아하고 현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마음만으로 뛰어들었다가 실망하고 포기하는 분들도 많이 봤다. 환상을 갖고 시작하기에는 어려움도 많다. 그래도 장래의 스타성을 보고 발굴한 선수가 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더없이 뿌듯하다”는 말을 전했다.
이랑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