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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홍대거리 20대들이 말하는 아찔한 이색알바 경험담

등록 2010-02-05 14:31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문화] “머리가 알딸딸… 돈 되면 24시간 담배 펴야죠”
지난달 23일, 20대들의 이색 아르바이트 이야기를 듣고자, ‘나 이런 알바 해봤다’ 설문판을 들고 홍대 거리로 나섰다. PC방과 같은 일반 알바 72표를 제외한 기타 알바 수가 64표(43%)로 이색알바 경험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흡연검사 알바에 응답 스티커를 붙인 한 여대생(23)은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말과 함께 신제품 담배 맛을 평가한 적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친구 추천으로 흡연알바를 시작한 최모(27)씨는 24시간 동안 방에 들어가, 1시간에 담배 1개피를 피워 번 돈으로 여자친구와의 만남을 이어간 비결(?)을 전했다.

심리실험 알바를 한 대학생도 있다. 이주성(24)씨는 “정신치료 알바를 했다”며 “수업이 없는 주말에 2박3일 동안 병원에 입원해 일당 4~5만원 벌었다”고 말했다.


차가 지나가는 거리 한복판에서, 광고판을 양 손으로 돌리는 알바를 한 한민수(25)씨는 시급 일 만원으로 홍보 알바를 하고 있었다. 그동안 무도회장 웨이터, 방송 보조출연 등 돈 되는 알바는 다했다는 한 군은 푸른 멍이 든 양 팔을 보여주며 “물론 임상실험 알바도 했다”며 “당시 피를 뽑는데 의식을 잃어 실험에서 탈락한 포기자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임상실험 알바는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여대생들에게도 시판되지 않은 약을 먹고 피 검사, 운동량 측정 등이 이뤄진다. 한 여성(29)은 “약을 먹고 6시간마다 몸 상태를 점검했는데, 눈앞이 캄캄하고 어지러움이 있었다”며 “하루 4만원을 벌었지만 모두 밥값으로 썼다”며 웃지 못 할 속사정을 털어놨다.

임상실험 참여자 모두 “병원 입원하기 전에는 겁나고 약 부작용에 대해 걱정이 들었지만 몸의 변화가 겉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며 “돈 되면 뭐든지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김모(27)씨는 “대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고, 일반 알바는 최저임금도 지키지 않고 사기를 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임상실험이나 유흥업소 등의 알바에 눈을 돌린다”고 의견을 비쳤다. 그는 “학비가 비싼 것도 큰 문제다. 임상실험 알바는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 현재는 이게 가장 알맞은 일 같지만, 건강을 생각하면 결코 권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끼지 않았다.

박지원(26)씨는 “대학생들 입장에서는 취업 준비로 단기간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알바 광고에 현혹될 수밖에 없다”고 현 상황을 지적했다. 겨울 날씨보다 더 꽁꽁 언 취업시장과 칼바람 같은 등록금 사이에서 대학생들은 급전 마련을 위해 젊음의 도전을 과하게 필요로 하는 알바를 하고 있다. 사회가 빚어준 이십대들의 문화다.

이수빈 기자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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