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9월 심사때 ‘순위 없이 3명 추천’ 지시
학부모들 “옛 임명방식과 다를 바 없어” 반발
학부모들 “옛 임명방식과 다를 바 없어” 반발
서울시교육청이 교장 결원이 생기는 모든 학교에서 교장공모제를 실시하면서, 해당 학교의 교장공모심사위원회가 교장 후보를 3배수 추천할 때 순위를 정하지 못하도록 지침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교육청이 ‘일선 학교의 학교장 임용 자율성’이라는 교장공모제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시교육청이 서울 지역 초·중·고교에 최근 보낸 ‘2010년 9월1일자 교장공모제 추진계획’을 보면, 심사 세부 절차를 규정한 항목에서 “1차 심사 결과 상위 3인을 최종 선정해 학교장에게 통보하고, 학교장은 이 3인을 무순위로 교육청에 추천한다”고 돼 있다. 공모교장은 학교운영위원 50%와 외부 인사 50%로 구성된 ‘학교 교장공모심사위원회’가 1차 심사를 통해 3명을 추천하면, 2차로 교육청 직원 50%와 외부 인사 50%로 구성된 ‘교육청 교장공모심사위원회’가 심사한 뒤 교육감이 최종 선정한다.
그러나 2007년 교장공모제 1차 시범실시 때부터 지난해 9월의 5차 때까지는 학교운영위에서 학교가 원하는 순서대로 1~3 순위를 매겨 교육청에 3배수를 추천했으며, 이에 따라 학교가 정한 1순위 후보자가 교육감의 임명 제청을 받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3월 6차 시범실시 때는 무순위 추천을 원칙으로 정했지만, 최근 교장공모제 확대 방침을 정하면서는 무순위로 할지, 순위를 부여할지를 교육청 자율에 맡긴 바 있다.
시교육청의 ‘무순위 추천’ 방침에 대해 교장공모제 대상 학교의 학운위원들은 “우리가 들러리냐”며 반발하고 있다. 한 중학교 학운위원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순위를 못 정하면 학운위가 심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우리가 교육청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데 거수기 노릇만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시교육청은 1차 심사에서 학교 구성원이 매기지 못한 순위를 2차 교육청 심사위원회에서는 매길 수 있도록 해, 과거 교육청이 임명하던 교장 임용 방식과 다를 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장공모제 대상 학교의 한 학운위원은 “서울은 결원 교장의 100%를 공모제로 뽑고 공모교장에게 큰 폭의 인사권을 주는 등 교과부보다 공모제에 적극적이면서도, 알맹이는 교육청이 임명하던 시절과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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