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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다양한 체험·토론학습 ‘신나는 수업’친구 손잡고 무상급식 ‘맛나는 점심’

등록 2010-06-20 17:28수정 2010-06-20 17:32

미리 가본 2014년 '진보교육감 시대' 학교 생활
미리 가본 2014년 '진보교육감 시대' 학교 생활
미리 가본 2014년 '진보교육감 시대' 학교 생활
지난 6월2일 지방선거에서 6명의 진보 교육감이 뽑혔다. 서울, 경기, 강원, 전북, 광주, 전남에서 민주진보 진영의 단일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진보 교육감들은 무상급식 실시, 혁신학교 도입,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을 공통 공약으로 약속했다. 유례없는 진보 교육감의 등장은 이명박 정부의 경쟁 교육 대신 협동과 소통 교육을 중심에 두는 교육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가 되는 학교 현장도 이들이 바라는 변화의 모습이다. 진보 교육감들의 임기는 대부분 7월1일부터 시작된다. 광주시교육감 당선자의 임기만 11월7일부터다. 4년의 임기 동안 진보 교육감들은 선거 때 내세운 공약을 실천에 옮길 수 있을까. <함께하는 교육>은 진보 교육감들이 내세운 정책 공약을 근거로 해 2014년 6월의 ‘교육 환경’은 어떻게 달라질지를 가상 시나리오로 꾸며 본다.

등굣길 학습준비물? 학교에 다 있어 걱정없어요

“오늘 학습 준비물은 필요 없니?” “학교에서 무상으로 주는데요 뭘. 신경쓰지 마세요.” 최인권(15)양의 부모는 아침마다 학습 준비물을 챙겨주지 않아도 돼 마음이 편해졌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서야 생각나는 학습 준비물의 악몽이 떠올라서다. 하지만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중학교에도 학습 준비물 무상 지원이 확대됐다. 최양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학교에 가게 됐다. 부모님은 경제적 부담을 덜게 됐고, 학생들은 학습 준비물이 없어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이 없어졌다.

등교 시간. 최양은 학교 운동장에서 옆반 친구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어제 빌려준 국어 교과서를 받기로 했는데 아직 친구가 오지 않았다. 1교시가 국어 시간인데 큰일이다. 약속된 시간을 살짝 넘겨 마침내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접선(?) 성공이다. 친구와 만난 최양은 어깨를 넘긴 머리 길이를 놓고 얘기가 한창이다. “파마머리를 할까, 아니면 짧은 단발을 하는 게 좋을까?” “글쎄, 학생 할인 받으면 파마도 싸게 할 수 있는데 한번 시도해봐!” “정말? 그럼 파마를 한번 해볼까?” 최양의 친구는 때 이른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긴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버렸다. 아무래도 자신에겐 짧은 단발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다.

인권 휴대폰 소지·머리 길이는 학생들이 알아서


최양의 학교는 두발 규제를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머리 스타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학교가 일방적으로 학생을 통제하거나 감시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3년 전 최양의 학교에선 두발 자율화를 둘러싼 학내 공청회가 열렸다. 일부 학부모들의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다수의 의견은 두발 자율화로 모아졌다. 휴대폰 소지도 마찬가지다. 예전엔 소지품 검사를 해서 휴대폰이 나오면 바로 압수당했다. 담임선생님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거나 반성문 10장은 써야 휴대폰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학생도 개인 물건을 갖고 있거나 관리할 자유가 있건만, 학생의 사생활은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 이젠 휴대폰이 있는 학생이라면 학교에서 휴대폰을 쓰거나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물론 수업시간에는 수업에 방해되기 때문에 휴대폰을 꺼둬야 한다.

수업 국·영·수만 달달달? 봉사·체험도 공부예요

“오늘 수업 시간에는 어디로 갈까?” “글쎄, 선생님이 지난 시간에 체험 활동을 한다고 했지? 기대되는데 재미있을 것 같아!” 체험 학습에 푹 빠진 이소통(15)군은 요즘 학교에 가는 게 무척이나 즐겁다. 2년 전 ‘혁신학교’로 지정된 이군의 학교는 다양한 체험 활동과 토론 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초등학교 때는 학교 수업이 지루하기만 했다. 수업 시간엔 잠을 자거나 친구들과 장난치는 걸 더 좋아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언제나 혼자였다. 다들 학원에 다니기 때문에 같이 놀 수 있는 친구가 없었다. 학급당 인원이 40명에 가까운 콩나물 교실에서 특별한 점이 없었던 이군은 더 존재감이 없었다. 하지만 교육 환경이 좋지 않기로 유명했던 동네에 ‘혁신학교’가 생기면서 변화가 생겼다.

국·영·수 위주의 공부에만 익숙했던 학교 풍경이 달라졌다. 선생님도 수업 시간에 일방적으로 수업을 이끌어 가지 않는다. 교실 안에서만 수업을 하는 것도 이젠 옛날 얘기다. 체험 활동이 필요한 교과 과정이라면 어김없이 밖으로 나간다. 학생들은 시장에 가서 물건도 직접 팔아보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도 한다. 이군은 아직 서투른 점이 많지만 체험을 통한 배움이 더 오래가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협력’을 중요시하는 수업 분위기 때문에 친구들과도 더 친해질 수 있었다. 친구들과 모둠을 만들어 토론과 공동 창작을 하면서 ‘경쟁’보다는 ‘협력’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깨닫고 있다.

점심 전면 무상급식, 눈칫밥은 이젠 그만

“오늘 점심 메뉴는 뭐야?” “어제 나온 반찬 진짜 맛있던데, 빨리 급식 시간이 왔으면 좋겠어.” 김복지(15)양은 2년 전만 해도 점심 급식시간이 그리 반갑지 않았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저소득층에만 지원되는 무료 급식 혜택을 받았다. ‘눈칫밥’을 매일 먹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일부 반 친구들이 못된 장난을 걸기도 했다. “너 급식을 무료로 먹는다면서? 집에 돈이 그렇게 없냐?” 친구들의 짓궂은 농담이 마음의 상처가 되기도 했지만 힘들게 일하는 부모님을 원망할 순 없었다. 하지만 이젠 학교에 가면 점심 급식부터 기다려진다. 초등학교에 이어 1년 전에는 중학교에도 전면 ‘무상급식’이 실시됐기 때문이다. 급식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친환경 재료로 만든 점심을 먹을 수 있어 건강도 좋아진 것 같다.

방과후 수업료 안 내고도 바이올린 ‘찐짠’

김양은 방과 후 수업 시간에 바이올린을 배운다. 지역의 한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 언니가 가르쳐준다. 수업료를 따로 내지는 않는다.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활용한 열린학교’ 덕분이다. 지역인재도 키우도 지역학교도 살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맞벌이를 하느라 딸을 돌볼 시간이 없는 김양의 부모는 이런 제도 도입이 고마울 뿐이다. 김양은 연주 실력이 쌓이면 학교 축제 기간에 친구들에게 자랑삼아 연주도 해 볼 생각이다. 김양의 꿈은 음악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김양의 ‘꿈’이 꿈에 그치지 않게 하는 건 6명의 진보 교육감들이 약속한 ‘공약’ 실천이다. 이란 기자 rani@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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