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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육과학부 ‘유연한 자세’에 자치 명운 달렸다

등록 2010-07-01 19:22수정 2010-07-01 21:44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법적·제도적으로 여전히 중앙집권적 교육구조
‘교육감 고유사무’ 상당부분 ‘교과부 위임사무’
교과부-교육감 갈등땐 법정다툼 반복 가능성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전국 시·도 교육감 가운데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당선자를 뺀 15명이 1일 일제히 취임식을 열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장 당선자는 안순일 현 교육감의 임기가 끝나는 11월에 취임한다. 4년 임기의 첫 주민 직선 교육감들이 동시에 취임함에 따라, 진정한 의미의 ‘교육자치’ 시대가 닻을 올렸다. 2006년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으로 교육감 주민직선제가 도입돼 2007년부터 9개 시·도에서 교육감 선거가 실시됐지만, 임기 1~3년짜리 교육감을 뽑는 ‘보궐선거’의 성격이 강했다. 교육운동 단체들이 올해를 ‘교육자치의 원년’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자치가 제대로 자리잡기에는 아직 걸림돌이 많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법적·제도적으로 여전히 교육과학기술부의 중앙집권적 교육행정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자치가 정착하려면 직선 교육감들과 함께 교과부의 ‘자치 마인드’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교과부 장관이 시·도 교육감에게 위임한 사무에 대해 교과부의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과부는 지난 18일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민주노동당 가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교사 19명을 경징계하기로 결정하자, “징계를 포함한 교원 인사권은 장관이 교육감에게 위임한 사무이므로 교과부에 지도·감독 권한이 있다”며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교과부가 지도·감독하게 돼 있는 위임사무의 폭이 너무 넓어, 교과부가 이를 내세울 경우 교육자치가 퇴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규환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연구관은 “지방교육자치법에 교육감의 고유사무를 규정하긴 했지만 상당 부분은 모두 교과부의 위임사무로 남아 있는 것이 현행법의 맹점”이라고 말했다. 고전 제주대 교수(교육학)는 “현행법으로는 교과부와 교육감의 주장이 모두 맞기 때문에 결국 교육 문제를 법원의 판단에 맡기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교과부가 위임사무를 해석할 때 유연하게 하되, 앞으로는 위임사무를 교육감의 고유사무로 이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가 평가와 예산을 무기로 정부 정책을 사실상 강요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하봉운 경기대 교수(교육학)는 “교과부가 너무 많은 교육 아이템을 추진하다 보니 시·도 교육청이 지역 실정에 맞는지를 따져볼 겨를도 없이 적용하고 있다”며 “더욱이 교과부가 시·도 교육청 평가권까지 갖고 있으면서 평가 결과를 예산 배분에 연계하는 것은 교육자치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교과부와 교육감이 ‘교육자치 정착’이라는 큰 원칙 아래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김성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와 같은 국가시책 사업의 경우, 교육감은 시험 자체를 거부하기보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며 “대신 교과부도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교육감에 대해 예전처럼 결석처리, 체험학습 승인 금지 등의 세세한 지침을 강제하지 말고 선택을 존중하는 식으로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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