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 발족식이 열린 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참석자들이 학생인권개선의 소망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경기조례, 학습권 보장·학교 안 폭력금지 포함
교원·학부모단체“인권인식 키워 타인권리 존중”
교원·학부모단체“인권인식 키워 타인권리 존중”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하자, 보수 단체들이 ‘교권 침해’, ‘학습 분위기 저하’ 등을 이유로 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인권 전문가들은 반대 단체들이 인권조례의 순기능은 외면한 채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과 같은 특정한 내용만 부각시켜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4월 마련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는 모두 48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다. 조례에는 진보·보수 진영 사이에 찬반논란이 일었던 △체벌 금지 △두발·복장 자율화 △야간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을 선택할 권리 등과 함께 △학생 간 학교폭력 금지 △학습권 보장 △자치활동의 권리 △건강권 등 보편적인 인권과 관련된 내용도 다수 포함돼 있다.
조례 제정 작업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오동석 아주대 교수(법학)는 “인권조례는 학교 교칙에 대한 헌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자치권·참여권을 보장함으로써 학생들 스스로 규율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승수 변호사는 “인권조례에서 인권의 개념은 학생·교사 간 폭력인 체벌 금지뿐만 아니라 학생 간에 일어나는 ‘왕따’나 학교폭력 금지까지 아우르는 넓은 의미”라며 “일본에서도 아동인권조례가 도입되는 등 문명국가에서 상식으로 통하는 일인데 이를 문제삼는 것은 진보 교육감이 추진하는 정책을 꼬투리 잡으려는 정치적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조례에 반대하면서 ‘교권’이나 ‘학습권’을 내세우는 것도 학생인권을 편협하게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성상 한국외대 교수(교육학)는 “교사들이 수업준비를 하지 않고, 학교가 수업기·자재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학습환경에 차이가 나면 동등한 학습기회를 못갖게 되는데 이것도 학습권 침해이자, 인권조례를 통해 보장하는 인권의 영역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인권은 내 권리만큼 남의 권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인데 학교에서 인권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학생 자신의 권리만큼 교사의 권리도 존중하게 될 것”이라며 “교권 신장을 위해서도 학생인권조례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도·진보 성향의 학부모단체들도 대체로 학생인권조례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강윤봉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대표는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학생에게 무제한의 자유를 주자는 게 아니라 권리와 함께 책임을 정하는 일”이라며 “이를 위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할 뿐 조례를 제정하는 일은 선진사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른교육권실천행동·자유교육연합, 대한민국교원조합·자유교원조합 등 보수 성향의 시민·교원단체들은 7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인권조례는 아이들에게 집회의 자유를 주겠다는 것”이라며 “그 정치적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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