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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등교 뒤 시험거부’ 지난해 30배

등록 2010-07-13 20:25수정 2010-07-13 22:46

강원·전북·서울, 대체학습자 출석처리
일부 교장 일대일 면담해 응시 종용도
헷갈리는 교육부 지침에 시험당일 혼선
‘교육자치 시대’ 첫 일제고사

13일 실시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는 2008~2009년과 마찬가지로 모든 학생이 응시하는 전수평가로 치러졌다. 하지만 6·2 지방선거로 진보 교육감이 들어선 일부 지역에서는 시험을 거부한 학생들에게 처음으로 대체 프로그램이 제공되는 등 과거와 다른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 일제고사 대체 프로그램 첫 등장 이날 강원도 동해시 ㅊ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전체 학생(19명)의 절반이 넘는 11명이 시험을 치르지 않고, 독서활동, 자연체험학습, 성교육 등 학교 쪽이 마련한 대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학교는 학부모 동의서를 받아 온 학생에 한해 대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지난해에는 3명의 학생이 체험학습을 떠났는데 모두 무단결석으로 처리됐다”며 “올해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강원·전북·서울 지역에선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ㅊ초의 경우처럼 등교는 했지만 시험을 치르지 않는 학생에게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고 정상 출석으로 인정하기로 함에 따라 ‘등교 뒤 시험 거부자’가 크게 늘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날 16개 시·도 교육청의 일제고사 시행 현황을 집계한 결과, ‘등교 뒤 시험 거부자’는 모두 346명(전북 172명, 강원 137명, 서울 18명, 경남 17명, 인천·충북 각 1명)으로 집계됐다. 일제고사가 처음 시행된 2008년 78명, 2009년 11명이었던 것에 견줘 크게 늘어난 수치다.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외부 체험학습은 무단결석으로 처리되는 등 학생들에게 피해가 많은 거부 방법”이라며 “갈등을 줄이면서도 학생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말했다.

■ 일선 학교 갈팡질팡 강원과 전북 지역에서는 대체 프로그램을 허용하는 내용의 교육청 공문인 아닌 교과부가 내려보낸 공문에 따라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학생들을 설득해 응시를 유도하는 학교장들이 있었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애초 47개교 1000여명 정도가 일제고사에 미응시할 것으로 조사됐으나 학교장들이 설득과 압박에 나서 일제고사 당일 250명 정도로 대폭 줄었다”고 주장했다.

강원도 원주시 ㅊ고등학교는 학교장이 시험 거부 의사를 밝힌 11명을 일일이 면담하는 등 응시를 종용하기도 했다. 최승룡 강원도교육청 대변인은 “대체 프로그램 마련 등의 조처가 처음 시행되는 바람에 학교장들이 관성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던데다, 교과부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교과부가 혼선 자초 일제고사에 응시하지 않는 학생들에 대한 처리 방향을 놓고 교과부가 오락가락 행보를 보여, 이날 오전까지 시·도 교육청에 일선 학교의 문의전화가 이어지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은 일제고사 하루 전인 12일 밤과 13일 이른 아침 산하 지역교육청에 관련 공문을 두 차례나 내려보내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전에 대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안 되지만, 시험 당일 응시를 거부하는 학생을 위한 대체 프로그램 마련은 적의조치, 곧 교육적으로 적절한 조치라는 게 교과부의 지침”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교과부의 지침에 대한 문의가 잇따라 밤사이 두 차례 더 공문을 내려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진명선 정인환 박임근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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