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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원 정원감축, 지역 특성 맞게 개선해야”

등록 2010-07-14 18:08

장만채 전남도 교육감이 지난 12일 전남 담양의 전남교육연수원 원장실에서 ‘변화’와 ‘개혁’으로 전남교육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전남교육청 제공
장만채 전남도 교육감이 지난 12일 전남 담양의 전남교육연수원 원장실에서 ‘변화’와 ‘개혁’으로 전남교육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전남교육청 제공
‘학생수 기준’ 배치로 교원 급감·수업 수준 하락 불러와
6학급 이하 작은 학교 43%…특성화 교육으로 살려야
일제고사·교원평가, ‘학력신장·전문성 제고’ 위해 필요
교육장 등 24명 사퇴받아…절반 교체·일부 공모 예정
[교육감 연속 인터뷰] 장만채 전남도 교육감

장만채(52) 전남도 교육감은 최근 20개 시·군 교육장과 4개 직속 기관장의 보직 사퇴서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월권을 하고 있다’, ‘임기를 무시한다’라는 반발이 일었다.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교육전문직 전보는 교육감의 고유권한이고, 임기로 주장하는 3년은 근속 상한연한일 뿐이라는 인사규정을 들이댔다. 취임 초기 ‘변화’와 ‘개혁’에 초점을 맞춘 그의 포석은 이렇게 불편하게 시작됐다. 하지만 새로운 틀을 짜겠다는 그의 각오는 단호하고 결연했다.

보직 사퇴서를 받은 일로 뒷말이 무성하다. 배경을 설명해 달라.

“선거 때 전남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도민의 여망을 확인했다. 직선 교육감이 취임한 올해를 교육자치의 원년으로 삼겠다.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려면 새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정책의지를 이해하는 인사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야 한다. 예전 관행과 사고를 버리고 학생과 교육을 중심에 놓을 인사들을 찾고 있다.”

사퇴서를 어떻게 처리하는가?

“목포·무안 교육장은 정년퇴직하신다. 나머지 20개 시·군 교육장과 4개 직속 기관장은 사퇴서를 받았다. 9월 인사 때 절반인 12~13자리 정도는 교체할 예정이다. 이 중 일부 교육장은 공모하겠다. 공모자가 서너명은 넘을 것이다. 교육장은 보직이기 때문에 인사권자가 판단해 임면할 수 있다. 법률과 규정으로 보장된 권한이다. 일부에서 비난하는 것처럼 월권은 결코 아니다. 법규를 무시하고 멋대로 할 수 없지 않은가.”

외부에선 ‘진보교육감’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생각하는가?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이 사회 통합의 걸림돌이다. 역사의 본질은 진보라고 생각한다. 특히 교육은 미래의 희망을 지향하기 때문에 진보적이라야 한다. 통속적 의미에서 ‘진보’라는 수식어는 달갑지 않다. 다만 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진보라면 기꺼이 그 길을 선택하겠다.”


임기 동안 우선적으로 챙길 사업은?

“소외 없고 부패 없는 전남교육을 만들려고 한다. 차별 없는 교육복지의 방안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 ‘장만채 신문고’를 설치해 교육행정을 투명하게 만들겠다. 교육의 형평성, 행정의 투명성이 교육 발전의 선결조건이다.”

간부들이 당선 축하금을 주려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는데.

“교육계에서 첫번째로 필요한 덕목은 신뢰다. 대의를 위해 불가피하게 선택했다. 다소 와전되고 부풀려진 측면도 있다.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의 공직자한테 실의를 안겨줘 안타깝다. 우리 모두가 혁신하는 반전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선거 때는 현행 방식의 일제고사에 반대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나?

“학업성취도평가의 취지는 두 가지다. 첫째는 개별 학생의 학력 도달 정도를 측정해 학습지도에 활용하는 것이고, 둘째는 기초학력 부진학생을 찾아 지도해서 소외 없는 교육을 실현하려는 것이다. 전남 학생들의 학력 신장에 도움을 준다면, 일제고사를 굳이 거부하지는 않겠다. 학생들은 자신의 학력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고, 학부모나 학교는 학생들의 부족한 분야와 장단점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다. 학교 서열화나 수업 파행 등 일부 부작용은 철저하게 지도하겠다.”

무상급식의 시행 일정과 필요 재원을 밝혀달라.

“친환경 무상급식을 현재 학생 100명 이하 농어촌 학교,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부분 시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읍 이하 지역 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상자는 11만여명, 예산은 688억원이 들어간다. 2012년에는 100명 이상 고교를 빼고 전면 무상급식을 하겠다.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자치단체와 협력하고, 우선순위 변경과 예산절감 등에 나서겠다.”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은 언제 폐지하는가?

“완전 폐지는 현실성이 없고 합리적이지도 않다.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을 중시하되, 방법상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보충수업은 개별 맞춤식 선택형 모델로 하고, 자율학습은 말 그대로 자율의 취지를 충분히 살려가도록 하겠다.”

학습준비물, 수학여행비, 수련활동비 등을 지원하는 무상 의무교육을 약속했다. 걸림돌은 없는지?

“올해는 시행 여건을 조성하겠다. 내년부터는 초등학생의 학습준비물, 중학생의 학교운영지원비와 교복구입비를 무상 지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205억원이 들어간다. 2012년에는 수학여행비, 체험학습비, 야영수련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어서 169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무상교육 확대 방안을 기대한다.”

목포·순천·여수에서 시행중인 고교 평준화 정책은 유지하는가?

“평준화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일부에서 하향 평준화를 우려하지만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 과학적인 분석에 따라 학교 배정 방식을 개선할 수는 있다. 우수 인재 유출은 대안을 마련하겠다.”

교원평가를 지지하는지. 시행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추진해야 하나?

“교원평가는 시대적 대세다. 전문성을 높인다는 목적이 전제되어야 한다. 시행 방식에서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있다.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개선방안을 찾아보겠다.”

교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방안은? 공문을 50%로 줄일 수 있나?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맞춤형 연수를 정착시키고, 찾아가는 학교별 공동연수를 추진하겠다. 연수 영역이 넓어진 만큼 자율연수를 권장하고, 연수비를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찾겠다. 권역별로 연수원 분원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공문이 한해 5000건에 이르는데 절반으로 줄이겠다. 공문을 인편으로 수발하는 관행도 고치겠다. 모든 공문의 전자결재를 시행하겠다.”

농산어촌 학교의 통폐합에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6학급 이하 소규모 학교가 43%를 차지하는 전남에선 작은 학교의 기능이 중요하다.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시책 중 하나가 무지개학교다. 무지개학교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성·자발성·지역성·공공성을 목표로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오는 11월에 공모해서 내년에 초등학교 5개교, 중학교 5개교를 시범 운영하겠다. 이를 통해 작은 학교의 비전을 제시하고, 공교육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찾겠다. 통폐합은 지역 구성원의 요구와 합의가 있을 때만 진행하겠다.”

교원배치 기준이 학급 수에서 학생 수로 바뀌면서 해마다 교원 수가 줄고 있는데 대책은?

“올해 769명이 줄었고, 내년에 492명이 감축된다. 교원 감축은 겸임교사와 순회교사, 상치과목을 양산해 교육과정 운영을 어렵게 만들고, 학교수업의 질도 떨어뜨리게 된다. 이런 일률적인 정원 감축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지역 특성을 고려한 산정기준을 마련하도록 정부에 촉구하겠다.”

자율형 사립고와 특수목적고는 세우지 않을 예정인가?

“추가로 설립할 의향이나 계획이 없다. 설립 취지와 목적은 좋으나 현행 입시제도 때문에 변질됐다. 전남은 자율형 사립고를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취약하다. 특수목적고의 수월성 교육은 일반계 고교나 영재교육기관에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 소외 없는 공교육을 실현하는 게 더 중요하다.”

새로 설치한 전남교육 발전기획단과 전남교육 미래위원회에 관심이 많은데.

“전남교육을 개혁하기 위한 조직이다. 교육감 직속의 발전기획단은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고, 공약의 세부계획과 실행일정을 짜는 기능을 한다. 지난 1일 공무원 12명으로 출범한 한시적 실무기구다. 교육감 자문기구인 미래위원회는 민관 위원 20여명이 공동으로 참여해 교육시책과 개혁과제 등을 심의하게 된다. 9월쯤 교육계·지역사회·학부모 등 각계각층에서 인선해 ‘민 주도 관 지원’ 방식으로 운영한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화학교수 출신…당선 화제 ‘관행타파 적임자’ 기대 커

장만채 전남도 교육감은 당선 자체로 화제를 뿌렸다. 선거 석달 전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교육계 누구도 그를 눈여겨보지 않았다. 그는 심사 과정을 거쳐 도민후보로 추대되자 정년이 13년 남은 국립대 교수직을 과감히 버렸다. 배수진을 친 그는 내로라하는 교육관료 출신 후보들의 장벽을 사뿐히 넘었다. 후보 4명 중 득표율 54.9%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그는 취임하자 구내식당에서 식판을 들고 다니고, 출퇴근 때 관용차를 쓰지 않는 등 다른 모습을 보였다. 개인적 처신은 조용하게 했다. 하지만 공적인 업무에선 간부들의 당선 축하금 전달 관행을 질책하고, 교육장·기관장 전원한테 사퇴서를 받아내는 등 거침이 없었다.

그는 지난 12일 학교장 850여명이 참여하는 연찬회를 열었다. 그는 “교육감의 권한을 누리려고 하지 않겠다. 교육 지원자로, 문제 해결사로 나서겠다”고 초심을 밝혔다. 이어 “어떤 저항과 비판에도 교육계의 낡은 문화와 관행을 학생 중심, 교육 중심으로 바꾸어놓겠다”고 다짐했다. 연찬회 장소인 전남교육연수원으로 찾아가 그를 만났다. 화학도라 딱딱하리라 예상했으나 유연하고 여유가 있었다.

그는 교육대나 사범대 출신이 아니다. 얽히고설킨 교육계의 인맥에서 자유롭다. 이 덕분에 기존 질서와 관행을 바꾸는 데 적임자라는 기대가 높다. “고난의 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공약대로 전남교육을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 이번에 바꾸지 못하면 앞으로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

의지는 결연해도 일상은 소박하다. 바둑과 탁구를 좋아한다. 바둑은 1급 수준이고, 가끔 인터넷에서 대국을 즐기기도 한다. △전남 영암 △광주일고 △서울대 화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학박사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객원교수 △일본 분자과학연구소 초청 과학자 △순천대 총장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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