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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생 체벌이 필요악?

등록 2010-07-20 19:42수정 2010-07-20 19:52

일부 단체 “불가피한 교육적 조치” 주장 불구
“폭력으로 바뀌기 쉬워 전면금지가 우선” 지적
서울시교육청이 오는 2학기부터 서울시내 모든 학교에서 체벌을 전면 금지하기로 방침을 정하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등 일부 단체가 “체벌은 불가피한 교육적 조처”라며 반대 뜻을 밝히는 등 체벌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그러나 폭력에 가까운 교사의 체벌이 반복되는 이유는 교육당국이 ‘체벌 규정’ 등을 통해 체벌을 허용해 왔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체벌을 금지하는 법규가 없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하지 아니하는 훈육·훈계 등의 방법으로 (징계를) 행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교육계에선 이 규정을 ‘교육적인 체벌’을 허용하는 법적 근거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교총은 20일 성명을 내어 “모든 교육적 방법을 동원해도 제자가 바른 길로 돌아오지 않을 때 행해지는, 학교규칙에 정해진 객관적 타당성을 갖춘 체벌조차 허용되지 않는다면 교사는 학생지도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도 성명을 통해 “폭력과 체벌은 구분돼야 한다”며 “교육상 체벌이 불가피한 경우,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체벌하는 교사를 원망할 학부모는 없다”고 체벌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헌법재판소는 2006년 △체벌은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에만 행해져야 하고 △체벌의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등의 ‘체벌 허용기준’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는 지금까지 헌재의 판례 등을 기준으로 일선 학교가 자율적으로 ‘교육적으로 불가피한 체벌’의 내용을 규정하도록 지도해 왔다.

이에 대해 박부희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상담실장은 “체벌과 폭력을 구분해야 한다고 하지만 감정적인 체벌이 폭력으로 변질되는 일은 너무나 쉽고 빈번하게 일어난다”며 “체벌 규정을 통해 체벌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결국 체벌을 일삼는 교사들에게 폭력교사가 될 가능성만 열어준다는 점에서 체벌 전면 금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체벌 규정을 만들어 놨지만 체벌로 인한 학생들과 교사들의 피해는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체벌에 대한 논쟁은 이미 충분히 이뤄져 온 만큼, 더 논의를 하자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어떤 체벌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원칙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지난 19일 낸 성명에서 “교사의 반복적인 감정적 폭력은 아동복지법에 기술된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며 “자기 주장이 강해지는 아이들에게 교사가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고 재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밝혔다.

김용호 서울시교육청 장학관은 “체벌 전면 금지는 폭력으로부터 학생과 교사를 함께 보호하는 조처이며, 따라서 학생지도가 어려워질 수는 있지만 이것이 교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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