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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사분위, 판결 아전인수 해석 ‘사학 세습’ 용인

등록 2010-08-09 18:38수정 2010-08-09 21:58

이우근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맨 앞)과 위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상지대 정이사 최종 선임을 위한 전체회의를 하려고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우근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맨 앞)과 위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상지대 정이사 최종 선임을 위한 전체회의를 하려고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문기 전 이사장 사실상 경영 복귀 길 터
종전이사의 정이사 선임권 관련 판결 왜곡
대구대·광운대등 다른 분쟁사학에도 영향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9일 김문기 전 재단 이사장을 배제시키며 상지대 정이사를 선임했지만, 상지대 사태는 더욱 큰 격랑 속으로 빠져들 공산이 커졌다. 사분위의 이날 결정은 사실상 김 전 이사장의 경영권 복귀를 승인한 꼴이기 때문이다.

■ 사학의 비리족벌 세습 인정 이날 정이사로 선임된 김길남씨는 김 전 이사장의 둘째아들이다. 상지문학원 이사장인 그는 재단에 속한 상지여고와 상지중의 교직원을 업무 시간 중에 상지대 관련 집회에 동원해, 강원도교육청으로부터 지난 7월 ‘기관주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허웅 전국교수노조 교권국장은 “김씨가 정이사로 선임됨으로써 김 전 이사장의 세습 경영이 완성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교과부와 학내 구성원이 추천한 정이사 4명과 옛 재단 쪽이 추천한 4명이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임시이사 1명이 나중에 옛 재단 쪽이 추천한 정이사로 교체되게 돼 있어 결국은 옛 재단의 학교 장악이 ‘시간 읽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 법 위에 있는 사분위 원칙 지난해 12월 세종대 정이사 선임을 시작으로 지난 2월 세종대, 그리고 이날의 상지대에 이르기까지 사분위의 결정은 지난해 9월 사분위 법률특위에서 정한 ‘종전이사에게 정이사 과반수의 추천권을 준다’는 ‘정이사 선임원칙’에 따라 이뤄졌다.

사분위는 2007년 5월의 상지대 관련 대법원 판결에서 이런 결정의 근거를 찾고 있지만, 명백한 판결 왜곡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서경석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민주주의법학연구회장)는 “대법원의 상지대 판결은 종전이사는 긴급처리권이 없으므로 정이사 선임 권한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사분위가 판결 요지를 곡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분위 관계자는 “1기 사분위 때는 종전이사한테 정이사 선임 권한이 없다는 원칙이 지켜졌는데, 2기 위원들은 정상화를 종전이사들한테 학교를 돌려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정상화 앞둔 다른 사학도 긴장 지난달에 정상화 추진 방안을 교과부에 제출한 대구대는 이번 사분위 결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전형수 대구대 교수회 의장은 “2006년에 교과부가 임시이사 파견을 해소할 사유가 있다며 종전이사의 의견을 수렴해 정상화 방안을 만들라고 했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 정상화 방안을 만들었다”며 “하지만 이제 와서는 학교를 사유화했던 종전이사들한테 정이사 추천권을 준다며 정상화 심의를 연기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정상화 심의를 앞두고 있는 광운대도 재단의 재무 담당자로 근무하면서 재단 수익 63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2004년 징역 9년을 선고받은 설립자의 손자 조아무개씨의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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