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 입시전략
대학별 수능 반영 방식 잘 살펴 지원해야
내년 수능체제 변화로 ‘하향안정 지원’ 전망
대학별 수능 반영 방식 잘 살펴 지원해야
내년 수능체제 변화로 ‘하향안정 지원’ 전망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라는 긴 터널을 이제 막 빠져나왔지만, 수험생들은 곧바로 또 하나의 시험과 마주해야 한다. ‘선택’이라는 관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에게 ‘수능 이후’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수능 성적이 통지되는 다음달 8일까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전형요소 등 입시요강을 꼼꼼하게 분석해 둬야 수능 성적이 나온 뒤 효율적으로 지원 전략을 짤 수 있다.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수능 이후에 진행되는 수시모집에 지원할지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총점 중심의 가채점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가채점은 참고자료일 뿐 수능 다음날인 19일 학교에 가면 가채점 결과가 나오고, 사설 입시기관들의 ‘원점수 기준 예상 등급 구분점수’가 공개되면서 희비가 교차한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가채점을 거쳐 입력한 원점수를 토대로 산출한 등급 구분점수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해야 한다. 실제 입시에 활용되는 점수는 원점수가 아니라 수능 성적표에 찍혀 나오는 영역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다.
이런 점에서 입시기관들이 가채점을 통해 얻은 원점수 총점을 기준으로 내놓는 대학·학과별 예상 합격선이나 배치표도 맹신해서는 안 된다. 현행 수능 체제에서는 대학에 따라 반영하는 영역과 과목 수, 영역별 반영 비율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채점 총점이 같더라도 지원 대학에 따라 유리하거나 불리할 수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자신이 지망하는 대학과 학과의 수능 반영 방법을 꼼꼼하게 파악하고, 최근 2~3년간의 입시 결과도 눈여겨봐야 한다. 현장 교사들이 무료로 입시 정보를 공개하는 ‘입시바라지’ 누리집(www.baraji.co.kr)을 통해 실제 합격자 점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김동춘 대전진학지도교사협의회 회장(대전 대성고 교사)은 “수능 바로 다음날 나오는 가채점 결과만을 두고 실망하기보다는 점수공개 카페나 ‘입시바라지’ 등 입시정보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점수를 희망 대학과 학과의 지난해 입시 결과와 견줘본 뒤, 수시모집에 지원할 것인지 정시모집에 집중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 가채점 결과는 모의평가와 견줘야 가채점 결과를 참고자료로 활용하려면 6월과 9월 수능 모의평가 결과와 견줘보는 게 좋다. 가채점 결과 얻은 성적이 수능 모의평가 때보다 높다면 일단 정시모집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올해 수시모집 선발 인원이 크게 늘어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그만큼 적을 수밖에 없다는 점과, 내년에 치르는 2012학년도 수능 체제의 변화로 정시에서 하향 안정 지원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가채점 결과가 모의평가 때와 비슷하다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성적이 변수다. 수시 2차는 학생부 중심 선발이 많으므로, 학생부 성적이 좋다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지원해 볼 만하다. 가채점 결과가 모의평가 때보다 낮다면 수시 2차에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전공적성검사를 하는 대학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김혜남 서울 문일고 진학담당 교사는 “전공적성검사의 경우 학생들이 수시 1차에서 이미 익숙해져 있어 수시 2차에선 합격선이 높게 형성된다”고 조언했다.
■ 수시 2차 96개 대학 남아 19일부터 수시 2차 원서접수가 곧바로 시작된다. 다음달 6일까지 모두 96곳이 수시 2차 모집을 한다. 건국대·동국대·숭실대·아주대·이화여대 등 80곳이 22~26일 사이에 원서접수를 마감한다. 이 가운데 건국대·동국대·서울시립대·숭실대 등 60곳이 학생부 성적만으로(일부 학과 제외) 선발한다. 국민대·인천대·한림대 등 41곳에선 면접고사, 경기대·단국대·숙명여대는 논술고사, 가톨릭대·강남대·경원대·수원대·을지대는 전공적성검사를 치른다.
유의할 것은 수시 2차에선 수능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은 학생들이 지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원 가능한 학생부 합격선이 수시 1차보다 대체로 높다는 점이다. 조효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회장(서울 은광여고 교사)은 “수시 2차 역시 합격하면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정시 지원이 불가능하므로 소신지원이 아니라면 무리하게 지원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한 수험생이 18일 아침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고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동안 뒤편에서 이 학생의 어머니가 손을 흔들며 배웅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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