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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육당국 믿었다가 낭패” 수험생들 분통

등록 2010-11-22 20:12수정 2010-11-23 08:31

민사고·용인외고, 영어·교과면접 입시 강행
평가원 공언 불구 ‘수능 난이도’도 올라 원성
교과부, 민원 급증에 “사교육업체, 불신 조장”
“입학사정관이 ‘스펙’을 원했던 것 같다며 아이가 우는 걸 보니 억장이 무너지고 사기당한 기분이 듭니다.”

자녀가 경기 지역의 한 외국어고에 지원했다 떨어진 권아무개(46)씨는 자신이 교육당국의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너무 믿었던 탓에 아이가 불합격한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권씨는 “우리 아이는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학교 공부만 충실히 하고도 1등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해왔다”며 “학원에 다니면서 면접시험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후회가 크다”고 말했다.

아이를 영남권의 한 과학고에 보내려던 이아무개(43)씨도 비슷한 생각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과학 분야 재능을 인정받아 영재교육까지 받았지만, 정작 과학고 입시에선 떨어졌다. 이씨는 “아이가 정부 방침대로 과학경시대회 등의 성적을 일부러 내지 않았는데, 나중에 말을 들어보니 다른 아이들은 다 제출했다고 한다. 내가 정보가 부족해 아이가 떨어진 것 같아 괴로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 입시 때 교외 경시대회나 영어·교과 면접 등을 금지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만 믿고 시험을 치렀다가 낭패를 봤다는 불만이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교과부의 금지 지침에도 자사고인 민족사관고와 용인외고에서 영어면접을 실시하거나 면접 때 수학 관련 지식을 물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경기 지역의 한 학부모는 “요즘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선 ‘정부 믿었다 발등 찍힌 꼴’이라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학부모들의 진정이나 민원이 늘어난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사교육 업체들이 ‘이번 외고·자사고 면접을 지켜보니 교과부가 아니라 학원의 말이 맞았더라’는 말을 퍼뜨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에 대한 불신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관련해서도 제기된다. <교육방송>(EBS) 교재 연계율을 70%로 높여 지난해 수준으로 쉽게 내겠다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공언과 달리, 문제가 매우 어렵게 출제됐기 때문이다. 고3 학부모 이지연(45)씨는 “교육방송 교재는 오답이 너무 많아 수능 직전까지 고3들이 매일 오답을 체크해야 했을 정도로 급조된 것인데, 교재 내용에 더해 심층적인 원리와 개념까지 일반 학생들이 혼자서 어떻게 공부할 수 있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춘 대전진학지도교사협의회장(대전 대성고 교사)은 “학부모와 수험생들을 현혹하는 방식으로 교과부가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 피해를 키웠다”며 “변별력을 높이려 문제를 꼬아 어렵게 냈어야 한다면, 애초부터 교과서를 중심으로 출제했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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