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공개 9명 살펴보니
제2외국어 점수 낸 학생에
경시대회 입상자들도 다수
제2외국어 점수 낸 학생에
경시대회 입상자들도 다수
지방의 한 비평준화 지역 일반계 고교 3학년 김아무개(18)군은 지난 8월 고려대 누리집에 게시된 수시 1차 세계선도인재 전형 모집요강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모집요강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제출을 금지한 공인 외국어성적(자격증)과 수상 증빙 자료를 내라고 명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김군은 의문을 풀기 위해 같은 달 서울 코엑스에서 대교협 주관으로 열린 ‘2010 수시 대학입학 정보박람회’에 참가해 이에 대해 물었지만, 고려대 입학처 직원들은 “(외국어성적을) 낼 수 있으면 내라”고 말했다. 학교 선생님들도 “대교협은 금지하지만, 대학 쪽은 제출을 원할 것이니 내라”고 했다.
김군은 결국 토플(iBT) 성적표(103점)와 ‘제14회 대한민국 학생 영어 말하기 대회 우수상’ 등의 교외 수상실적을 제출했지만,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김군은 “내가 불합격했다는 것보다, 모두가 따르는 원칙을 한 대학이 지키지 않음으로써 입학사정관제의 진정한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실제 고려대의 세계선도인재 전형은 사교육 없이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운 공인 외국어성적과 영어면접 중심으로 이뤄졌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입수해 23일 공개한 ‘고려대 세계선도인재 전형 외고생 합격자 9명의 제출 성적 자료’를 보면, 4명의 학생이 108점 이상의 토플 점수를, 6명이 1등급 이상의 텝스 점수를 적어 냈다. 독일어와 프랑스어 등 제2외국어 점수 등급을 제출한 학생도 6명이었다.
5명의 학생은 각종 경시대회 수상실적을 냈다. 예컨대 ㄱ학생은 텝스 점수 1+ 등급, 토플 점수 113점 등의 공인 외국어성적과 함께, 국제영어경시대회 동상, 한국외국어대 주최 전국 고등학교 외국어경시대회 장려상, 성균관대 주최 전국영어학력경시대회 동상 등 3개 경시대회 수상 실적을 제출했다.
권 의원은 “고등학생으로서 사교육 없이는 거의 불가능한 점수를 얻은 학생들이 선발됐다고 볼 수 있어 창의성과 성장 잠재력 등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제의 취지와 완전히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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