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게 폭언·폭행 징계받은 학생수
서울교육청 첫시행 이후
교사에 폭행·폭언 증가율 예년보다 되레 줄어
‘여교사 성희롱 동영상’도 4년전 일로 드러나
“학생들 반항은 우울증 탓…체벌금지와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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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체벌 전면금지 방침을 밝힌 지난 9월 이후 서울시내 중·고교에서 교사에게 폭행과 폭언을 했다가 징계를 받은 학생 수가 이전과 견줘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부 단체와 언론이 앞다퉈 ‘체벌 금지 조처 이후 교권침해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23일 서울시교육청이 집계한 ‘최근 3년 동안 교사에게 폭행·폭언을 했다 징계받은 학생 수’ 현황을 보면, 서울시내 중학교 376곳에서 올해 2학기에 교권침해와 관련해 징계를 받은 학생은 모두 162명으로 1학기의 153명보다 5.8%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2학기가 117명으로 1학기의 88명보다 32.9% 늘었고, 2008년에는 2학기에 124명이 징계를 받아 1학기 77명보다 61.0%나 늘었다. 1학기와 견준 2학기의 증가폭이 올해에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홍인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1학기 때는 학생과 교사가 서로 긴장한 상태에서 새로운 관계에 적응하려고 노력하지만 2학기가 되면 누적된 불신과 갈등이 학생의 일탈행동으로 폭발하게 된다”며 “2학기가 1학기보다 문제상황 발생 통계가 늘어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내 고교 311곳에서도 올해 2학기 들어 교권침해와 관련해 징계를 받은 학생은 모두 80명으로 1학기의 76명보다 5.2% 느는 데 그쳤다. 지난해는 2학기가 86명으로 1학기 74명보다 16.2% 늘었고, 2008년에는 2학기 51명, 1학기 47명으로 8.5% 늘었다.
징계받은 학생 수가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현장 교사들은 체벌 금지와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송형호 서울 면목고 교사는 “교사에게 반항하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등의 교권침해 현상은 학생들의 우울증이 쌓였다가 폭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매년 청소년 자살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을 만큼 학생들의 우울증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시교육청이 중·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우울증 학생 선별 검사에서 ‘우울증 주의군’으로 분류된 학생은 2008년 2.4%, 지난해 3.5%, 올해 4.6%로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일부 언론이 ‘체벌 전면금지 이후 심각해진 교권침해 사례’로 꼽은 ‘여교사 성희롱 동영상’에 대해 경찰이 수사한 결과, 4년 전인 2006년 7월 경남 김해시의 한 고교에서 기간제 교사 ㅅ(35)씨를 상대로 벌어진 일인 것으로 드러났다. 체벌 금지 조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셈이다.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최근 보수 언론에서 어떤 동영상이든 공개만 되면 사실관계를 따져보지도 않고 체벌 금지 이후 황폐화한 학교 현장 사례로 몰아가며 진보 교육감의 학생인권보호 정책을 폄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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