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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초등 교과서, 방귀도 ‘남녀차별’

등록 2010-12-27 19:48수정 2010-12-28 09:00

“남자가 뀌면 자랑거리 여자에겐 부끄러운 일”
초·중등교 110권 분석…‘역사 인물’ 남자가 9배
여성 `가사·양육자’ 남성 `감독·대표자’로 묘사
‘방귀는 좋은 걸까, 나쁜 걸까?’

2007년 개정교육과정의 초등학교 교과서는 이를 성별에 따라 다르게 평가하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2학기 <말하기·듣기> 교과서에는 방귀에 대해 떳떳하게 말하지 못한 채 결혼한 뒤 심한 방귀 때문에 시댁에서 쫓겨나는 ‘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가 나온다. 반면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쓰기> 교과서에는 방귀가 세다고 자랑하는 두 남자의 방귀 시합을 다룬 ‘방귀쟁이’ 이야기가 나온다. 심한 방귀 때문에 쫓겨나는 며느리와 달리 남성들에게 방귀는 부끄러운 일이긴커녕 자신의 힘을 자랑하는 수단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정해숙 선임연구위원은 “같은 방귀가 성별에 따라 다르게 평가돼, 여성은 몸가짐이 조심스럽고 얌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암묵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초등학교·중학교 교과서를 분석해 27일 발표한 ‘교과서 성차별 실태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등장인물의 활동과 직업을 다루는 문장, 사진, 삽화에서 여성은 가사노동과 자녀양육, 교육 전담자로 그려지는 반면 남성은 교육자·감독자·대표자로 묘사되는 등 성역할 고정관념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여성가족부의 의뢰로 2007년 개정교육과정 가운데 초등학교 1~4학년 전과목 교과서 80권과 중학교 1학년 국어, 사회 등 30권을 분석했다.

이들 교과서에는 성차별적인 내용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등장인물의 남성과 여성 비율이 57 대 43이었는데, 역사적 인물의 경우는 남녀 비율이 9 대 1까지 차이가 났다. 가정을 배경으로 한 장면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17% 이상 많이 등장했고, 야외를 배경으로 한 장면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10% 이상 적었다. 특히 초등학교 교과서의 문장에 등장하는 인물의 경우 직장·일터에서의 남녀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7배나 많았다.

보고서는 이처럼 교과서에 성차별적 내용이 여전한 이유로 ‘교과용 도서 심의회의 구성이 여성보다 남성이 많고, 교과서 개발 과정에서 젠더(성역할) 관련 지침의 실효성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교과서 안 성평등성을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과 전문기관의 감수 의무화, 교과서 집필진 및 관계자에 대한 교육 등을 개선방안으로 꼽았다. 정해숙 선임연구위원은 “교과서의 남성편향적 인물 제시는 아동·청소년에게 남성 중심의 세계관과 여성 배타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여성의 지혜나 공헌, 노력, 역할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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