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벽 교수
[함께하는 교육] 교육 인터뷰 / 인재상과 교육방법 변화가 근본적 해결방안
교사 ‘지식 전달자’아닌 학생의 멘토 돼야
부모는 양육자로 ‘아이의 꿈’을 지켜줘야
교사 ‘지식 전달자’아닌 학생의 멘토 돼야
부모는 양육자로 ‘아이의 꿈’을 지켜줘야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에게 듣는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 전문가를 자처하는 세상이다. 누구나 교육이 문제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입시경쟁을 끝내야 하고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교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변화는 말하지만 수십년 동안 증명된 성공 방식을 쉽게 포기하지는 못한다. 지식을 암기해야만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고 학벌이 좋아야 좋은 직장에도 들어갈 수 있다. 현실은 그렇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에 맞춰 아이의 미래를 재단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는 지금과는 다른 인재상과 교육방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벽(55·사진) 동국대 석좌교수는 “교육의 성장통을 해소하고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증상이 아닌 근본 원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낼 것인가’란 교육의 본질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구시대의 낡은 인재상에서 벗어나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인재상과 그에 따른 교육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미국의 대통령도 부러워한다는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하지만 현실 속 학생들의 모습은 행복하지 못하다.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미국은 각 주에서 교육정책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연방정부의 추진력이 강하지 못하다. 한국의 교육정책이 여러 가지로 변화가 많다면, 상대적으로 미국의 교육정책은 자주 바뀔 수가 없는 환경이다. 워싱턴 교육감이었던 미셸 리의 공교육 개혁 정책만으로도 큰 뉴스가 되지 않나.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하는 건 부모들의 교육열과 정부의 강한 추진력이 아닐까 싶다. 평균적인 교육열은 당연히 미국보다 한국이 높다. 하지만 미국 상류층의 교육열은 한국에 못지않게 높은 편이다. 한국은 지난 50년간 성공적인 발전을 해왔다. 결과적으로 너무나 유용했고 효과적이어서 기존의 성공 방식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부모는 명문대 입학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여긴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 교수법과 교육목표도 바뀌어야 하지만 교사는 여전히 지식 전달자에 머물고 있다. 모두 정답은 알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교육혁신은 시도하지 않는다. 사교육비와 입시경쟁의 폐해를 말하면서도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증상만 다스리면 병은 더 악화된다. 몸에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다고 해열제와 진통제만 잔뜩 처방하면 증상은 사라지지만 병은 더 심각해지는 것과 같다. 원인을 찾아서 고쳐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우수한 교육 제도를 갖추고 있는 유럽들도 교육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의 변화 모습은 뭔가? “사교육비가 없고 입시 지옥이 없는 나라들도 교육 개혁을 외치고 있다. 각 나라의 상황을 넘는 시대적 흐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미국 백악관 누리집에는 교육 혁신의 필요성을 ‘모든 학생이 새로운 글로벌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21세기형 교육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우선 ‘글로벌’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왔고 새로운 형식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지금의 교육방법은 바뀌어야 한다. 엘리트 교육이나 수월성 교육처럼 소수에게 혜택을 주는 게 아니라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돼야 하는 것이다. 고령화 시대에는 모든 사람들이 생산적인 사회 구성원이 되어야 사회가 안정된다. 그리고 앞으로는 평생교육의 시대이다. 공부하고 난 뒤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두가지를 병행해야 한다. 한국은 교육을 둘러싼 이념적 갈등만이 두드러져 안타깝다.” 교육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인재상과 교육방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두 가지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인재상은 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목표 지점이다. 교육방법은 도달하는 과정에 필요한 도구이다. 아무리 학생들을 잘 가르치더라도 엉뚱한 목표라면 소용이 없다. 그 반대로 목표가 훌륭해도 방법이 옳지 않으면 결과는 뻔할 것이다. 두 가지가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스타골든벨’의 우승자처럼 분석력과 암기 지식이 뛰어난 학생이 인재상을 대표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성공하지 못한 것인가? 다중지능에 따르면 인간의 두뇌에는 더 풍요로운 지능이 있다.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창의력이 핵심이고 하나의 정답이 아닌 다양한 가능성을 추구하는 발산적 사고력이 더 중요하다.” 글로벌 시대의 인재에게 필요한 세 가지로 ‘창의성, 전문성, 인성’을 꼽은 까닭은 뭔가? “성숙한 인간이 갖춰야 할 실력과 능력을 세분화하면 수십 가지가 넘게 나올 것이다. 크게 세 가지 개념으로 나눈 것은 그 안에 이미 많은 능력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의 기본은 호기심에서 시작되지 않나. 전문성에는 학습에 대한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한 개념 안에 다양한 개념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시대에 따라 창의성, 전문성, 인성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똑같은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인성’을 교육의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학생들은 인성이 부족해서 선생님 말을 따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인성’은 마냥 공손하고 착한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인성도 실력이고 미래에는 필수적인 리더십이다. 소통·협력의 시대에는 혼자서 일을 할 수 없다. 남과 더불어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인성인 것이다. 핵가족마저 붕괴되는 상황에서 대가족시대에 적합한 인성 개념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창의성과 인성은 대립된 개념이 아니다. 창의성은 기존 위계질서를 깨는 것이고 인성은 체제에 순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나타나는 모습은 다르지만 기본은 꿈과 희망이다. 꿈이 있는 사람이 창의성을 발휘할 것이고 이런 꿈을 갖고 있는 사람은 사회의 리더가 될 것이다. 리더는 인성이라는 실력을 갖춘 사람 아닌가. 전문성은 자신의 꿈과 희망을 끊임없이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창의성은 아이디어나 새로운 생산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살아가는 방식이고 자신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그냥 살아오던 방식대로 산다면 창의성은 필요 없다.” 교육의 방향을 잡지 못해 고민하는 교사들이 많다. 시대에 맞는 교육자의 구실은 뭐라고 생각하나? “교육을 둘러싼 다양한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교사와 학생은 한편이 아닌 것 같다. 체벌문제만 해도 끊임없이 갈등한다. 교사들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방법을 배워야 하고 ‘내가 왜 교육자가 되었는지’를 되돌아봤으면 한다. ‘인성’이 문제라고 하지만 어떤 교사도 인성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 창의성이 중요하다면 학생들이 질문을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실수를 허락하고 정답 없는 질문을 만들어서 계속 던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생학습시대에는 교사도 학습자가 되어야 하고 ‘멘토’가 되어야 된다. 멘토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보여주는 사람이다. 학생이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교사가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자이다. 교사 스스로 교육자의 구실을 ‘지식 전달자’만으로 축소하지 말았으면 한다.” 대학입시가 자녀교육의 전부가 되어버린 학부모들이 할 수 있는 자녀 양육방식은 뭐라고 보나?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태어날 때 명문대에 들어가길 바라지 않는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커나가길 바랄 뿐이다. 하지만 몇년이 지나면 부모가 아이한테 원하는 건 달라지고 만다. 어느새 부모는 양육자가 아니라 관리자가 되어버렸다. 현실을 잘 모른다고 반박하지 않았으면 한다. 자녀를 부모의 현실에만 묶어두면 미래는 어둡다. 10년 또는 20년 뒤의 아이의 현실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꿈마저 주입하지 않았으면 한다.” 글·사진 이란 기자 rani@hanedui.com
“미국은 각 주에서 교육정책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연방정부의 추진력이 강하지 못하다. 한국의 교육정책이 여러 가지로 변화가 많다면, 상대적으로 미국의 교육정책은 자주 바뀔 수가 없는 환경이다. 워싱턴 교육감이었던 미셸 리의 공교육 개혁 정책만으로도 큰 뉴스가 되지 않나.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하는 건 부모들의 교육열과 정부의 강한 추진력이 아닐까 싶다. 평균적인 교육열은 당연히 미국보다 한국이 높다. 하지만 미국 상류층의 교육열은 한국에 못지않게 높은 편이다. 한국은 지난 50년간 성공적인 발전을 해왔다. 결과적으로 너무나 유용했고 효과적이어서 기존의 성공 방식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부모는 명문대 입학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여긴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 교수법과 교육목표도 바뀌어야 하지만 교사는 여전히 지식 전달자에 머물고 있다. 모두 정답은 알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교육혁신은 시도하지 않는다. 사교육비와 입시경쟁의 폐해를 말하면서도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증상만 다스리면 병은 더 악화된다. 몸에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다고 해열제와 진통제만 잔뜩 처방하면 증상은 사라지지만 병은 더 심각해지는 것과 같다. 원인을 찾아서 고쳐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우수한 교육 제도를 갖추고 있는 유럽들도 교육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의 변화 모습은 뭔가? “사교육비가 없고 입시 지옥이 없는 나라들도 교육 개혁을 외치고 있다. 각 나라의 상황을 넘는 시대적 흐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미국 백악관 누리집에는 교육 혁신의 필요성을 ‘모든 학생이 새로운 글로벌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21세기형 교육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우선 ‘글로벌’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왔고 새로운 형식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지금의 교육방법은 바뀌어야 한다. 엘리트 교육이나 수월성 교육처럼 소수에게 혜택을 주는 게 아니라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돼야 하는 것이다. 고령화 시대에는 모든 사람들이 생산적인 사회 구성원이 되어야 사회가 안정된다. 그리고 앞으로는 평생교육의 시대이다. 공부하고 난 뒤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두가지를 병행해야 한다. 한국은 교육을 둘러싼 이념적 갈등만이 두드러져 안타깝다.” 교육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인재상과 교육방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두 가지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인재상은 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목표 지점이다. 교육방법은 도달하는 과정에 필요한 도구이다. 아무리 학생들을 잘 가르치더라도 엉뚱한 목표라면 소용이 없다. 그 반대로 목표가 훌륭해도 방법이 옳지 않으면 결과는 뻔할 것이다. 두 가지가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스타골든벨’의 우승자처럼 분석력과 암기 지식이 뛰어난 학생이 인재상을 대표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성공하지 못한 것인가? 다중지능에 따르면 인간의 두뇌에는 더 풍요로운 지능이 있다.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창의력이 핵심이고 하나의 정답이 아닌 다양한 가능성을 추구하는 발산적 사고력이 더 중요하다.” 글로벌 시대의 인재에게 필요한 세 가지로 ‘창의성, 전문성, 인성’을 꼽은 까닭은 뭔가? “성숙한 인간이 갖춰야 할 실력과 능력을 세분화하면 수십 가지가 넘게 나올 것이다. 크게 세 가지 개념으로 나눈 것은 그 안에 이미 많은 능력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의 기본은 호기심에서 시작되지 않나. 전문성에는 학습에 대한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한 개념 안에 다양한 개념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시대에 따라 창의성, 전문성, 인성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똑같은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인성’을 교육의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학생들은 인성이 부족해서 선생님 말을 따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인성’은 마냥 공손하고 착한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인성도 실력이고 미래에는 필수적인 리더십이다. 소통·협력의 시대에는 혼자서 일을 할 수 없다. 남과 더불어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인성인 것이다. 핵가족마저 붕괴되는 상황에서 대가족시대에 적합한 인성 개념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창의성과 인성은 대립된 개념이 아니다. 창의성은 기존 위계질서를 깨는 것이고 인성은 체제에 순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나타나는 모습은 다르지만 기본은 꿈과 희망이다. 꿈이 있는 사람이 창의성을 발휘할 것이고 이런 꿈을 갖고 있는 사람은 사회의 리더가 될 것이다. 리더는 인성이라는 실력을 갖춘 사람 아닌가. 전문성은 자신의 꿈과 희망을 끊임없이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창의성은 아이디어나 새로운 생산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살아가는 방식이고 자신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그냥 살아오던 방식대로 산다면 창의성은 필요 없다.” 교육의 방향을 잡지 못해 고민하는 교사들이 많다. 시대에 맞는 교육자의 구실은 뭐라고 생각하나? “교육을 둘러싼 다양한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교사와 학생은 한편이 아닌 것 같다. 체벌문제만 해도 끊임없이 갈등한다. 교사들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방법을 배워야 하고 ‘내가 왜 교육자가 되었는지’를 되돌아봤으면 한다. ‘인성’이 문제라고 하지만 어떤 교사도 인성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 창의성이 중요하다면 학생들이 질문을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실수를 허락하고 정답 없는 질문을 만들어서 계속 던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생학습시대에는 교사도 학습자가 되어야 하고 ‘멘토’가 되어야 된다. 멘토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보여주는 사람이다. 학생이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교사가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자이다. 교사 스스로 교육자의 구실을 ‘지식 전달자’만으로 축소하지 말았으면 한다.” 대학입시가 자녀교육의 전부가 되어버린 학부모들이 할 수 있는 자녀 양육방식은 뭐라고 보나?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태어날 때 명문대에 들어가길 바라지 않는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커나가길 바랄 뿐이다. 하지만 몇년이 지나면 부모가 아이한테 원하는 건 달라지고 만다. 어느새 부모는 양육자가 아니라 관리자가 되어버렸다. 현실을 잘 모른다고 반박하지 않았으면 한다. 자녀를 부모의 현실에만 묶어두면 미래는 어둡다. 10년 또는 20년 뒤의 아이의 현실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꿈마저 주입하지 않았으면 한다.” 글·사진 이란 기자 rani@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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