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교육] 커버스토리 /
‘지원 자격’에 제한 없어
일부만 ‘포트폴리오’ 요구
‘자기소개서’는 진솔하게
‘지원 자격’에 제한 없어
일부만 ‘포트폴리오’ 요구
‘자기소개서’는 진솔하게
잠실여고 안연근 교사 인터뷰
입학사정관제가 알려지면서 각종 오해도 쌓이고 있다. 성적 위주의 평가방식에서 벗어난 다양한 입학전형의 하나로 도입됐지만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인식은 없는 편이다. ‘아하 한겨레’ 학생기자들이 잠실여고 진학지원부장인 안연근 교사(사진·서울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운영지원부장)를 만나 ‘입학사정관 전형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들어봤다.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취지는 무엇이었고 지금까지의 성과는 어떻게 보나?
“입학사정관제는 학생을 성적만으로 한줄 세우지 않고 학생의 잠재능력과 교육적 환경 등을 고려해 열정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자는 취지로 도입했다. 지난해까지는 대학에서 전국적으로 9.6% 선발했는데 올해 입시에서는 10.2%로 약간 늘었다. 도입한 지 3년이 넘어서면서 이제는 정착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마다 입학사정관 전형 유형이 복잡하다. 순수 입학사정관제와 입학사정관 참여 전형의 차이는 뭐고 특별전형과는 어떤 점이 다른가? “순수 입학사정관제는 입학사정관이 서류검토부터 면접까지 선발과정 전체에 참여한다. 하지만 입학사정관 참여전형은 입학사정관이 부분적으로만 참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류검토 또는 면접에만 참여한다. ‘특별전형’은 입학사정관제와 혼동하기 쉽다. 두 전형의 큰 차이점은 ‘지원 자격 제한’에 있다. 어학, 수학, 과학, 리더십 분야 등에 특히 뛰어나거나 기회균형 특별전형, 이번에 나온 서해5도 지역 학생들을 위한 전형은 지원 자격이 돼야 도전할 수 있다. 반면 입학사정관 전형은 지원 자격을 제한할 수 없다. 단, 지원 자격을 제한하지는 않아도 특정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을 ‘스펙’으로 보여주면 선발과정에서 참고할 수는 있다.” -교과 성적이 저조해도 잠재력과 소질이 있고, 진로 목표가 확실하다면 선발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다. 교과 성적은 무시해도 되는 건가? “그건 오해다. 최소한 대학 수업을 받을 만한 수학 능력이 있는 학생이어야 한다. 1단계에서 학생부 성적을 통해 걸러내는 과정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생부 성적은 낮은데 열정이 있고 진로 목표만 확실하다고 해서 입학사정관제에 합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학생부 우수자 전형처럼 ‘성적’을 중심으로 뽑지는 않는다. 최종 커트라인이 80점이라면 78점은 떨어져야 하지만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노력해서 얻은 점수이거나 지원하는 학과와 관련된 교과 성적이 우수하면 합격할 수 있다. 학생의 성적이 커트라인 범위 안에 있다는 조건 아래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점차 향상되는 학생이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학생 등을 뽑는 것이다.” -봉사활동이나 각종 수상 실적 등 이른바 ‘스펙’이 좋은 학생이 유리하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학교 성적과 얼마나 균형을 맞추면서 스펙을 쌓았느냐가 관건이다. 예를 들어 토플 점수는 높은데 교과 성적이 4등급이면 안 된다. 학교 공부는 등한시하고 사교육과 외부 활동에만 치중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은 특별전형을 준비해야 한다. 또 입학사정관 전형은 교외 경시대회보다 교내 경시대회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가능하면 교내 경시대회에 참여하는 게 나을 것이다. 교외 경시대회는 학생부에도 기재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학생들은 가능한 한 많은 자료를 제출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은가?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포트폴리오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2011학년도 입시에서도 경기대 ‘디자인비즈 전형’이나 숭실대 ‘자기추천자 전형’ 정도가 포트폴리오를 내라고 했다. 꼭 포트폴리오를 내고 싶다면 창의적체험학습활동 종합지원시스템인 ‘에듀팟’(www.edupot.go.kr)을 활용하면 된다. 제출할 때도 지나치게 예쁘게 꾸미는 것보다는 끈으로 간단히 묶어서 내는 것이 좋다. 사교육이 개입한 걸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제는 특목고를 위한 전형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학생이 다니는 학교도 심사기준에 포함되는 건가? “그건 정말 큰 오해다. 도입 초기에 ‘스펙’이 좋은 학생들이 합격했기 때문에 그런 오해가 생긴 것 같다. 그런데 2010학년도와 2011학년도 입시 결과를 보면 오히려 특목고 학생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에 불리했다. 지원 자격이 없고 그 학생이 처한 교육 환경을 보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고 출신이 유리한 면이 있다. 특목고 학생은 기본적으로 교육 환경이 좋기 때문에, 토플 점수가 낮더라도 일반고 학생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는 어떻게 쓰는 게 좋은지 모르겠다. 진솔하게 써야 한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자신이 아닌 모두에게 해당하는 글, 추상적이고 상투적으로 쓴 글, 지나치게 자신을 미화하는 글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차별화된 나만의 이야기, 서툴러도 진솔하고 일관성 있게 쓴 글은 좋은 평가를 받는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서에 ‘저는 어렸을 때부터 국어교사가 꿈이었고, 입학하면 국문학에 대한 지식을 쌓고 싶습니다’와 같은 이야기는 누구나 말할 수 있다. 반면 ‘어렸을 때 저는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11살 차이가 나는 동생을 직접 가르치게 되면서 선생님의 꿈을 갖게 됐습니다’와 같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좋다. 입학사정관들이 글의 주인공을 만나고 싶게 자기소개서를 써야 한다.” -‘입학사정관제’에는 어떤 학생들이 지원하는 게 좋은지 궁금하다. “수능 모의고사 성적은 잘 나오는데 교내 경시대회 수상 실적이 없고 교과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 진로 목표가 분명하지 않은 학생 등은 다른 수시전형이나 정시에 지원하는 게 낫다. 반면 주위 환경이 어려워도 자신의 목표에 열정을 가진 학생 또는 독서로 사고력을 키우면서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한 학생은 면접에 강하니까 합격 가능성이 높다. 사교육 도움 없이 스스로 공부해 성적이 좋은 학생도 유리하다. 지원한 학과와 관련된 활동을 많이 했거나 각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는 학생 등도 지원하면 좋을 것이다.” 글·사진 김민주(안산동산고) 지수민(첨단고) 학생수습기자
-대학마다 입학사정관 전형 유형이 복잡하다. 순수 입학사정관제와 입학사정관 참여 전형의 차이는 뭐고 특별전형과는 어떤 점이 다른가? “순수 입학사정관제는 입학사정관이 서류검토부터 면접까지 선발과정 전체에 참여한다. 하지만 입학사정관 참여전형은 입학사정관이 부분적으로만 참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류검토 또는 면접에만 참여한다. ‘특별전형’은 입학사정관제와 혼동하기 쉽다. 두 전형의 큰 차이점은 ‘지원 자격 제한’에 있다. 어학, 수학, 과학, 리더십 분야 등에 특히 뛰어나거나 기회균형 특별전형, 이번에 나온 서해5도 지역 학생들을 위한 전형은 지원 자격이 돼야 도전할 수 있다. 반면 입학사정관 전형은 지원 자격을 제한할 수 없다. 단, 지원 자격을 제한하지는 않아도 특정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을 ‘스펙’으로 보여주면 선발과정에서 참고할 수는 있다.” -교과 성적이 저조해도 잠재력과 소질이 있고, 진로 목표가 확실하다면 선발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다. 교과 성적은 무시해도 되는 건가? “그건 오해다. 최소한 대학 수업을 받을 만한 수학 능력이 있는 학생이어야 한다. 1단계에서 학생부 성적을 통해 걸러내는 과정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생부 성적은 낮은데 열정이 있고 진로 목표만 확실하다고 해서 입학사정관제에 합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학생부 우수자 전형처럼 ‘성적’을 중심으로 뽑지는 않는다. 최종 커트라인이 80점이라면 78점은 떨어져야 하지만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노력해서 얻은 점수이거나 지원하는 학과와 관련된 교과 성적이 우수하면 합격할 수 있다. 학생의 성적이 커트라인 범위 안에 있다는 조건 아래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점차 향상되는 학생이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학생 등을 뽑는 것이다.” -봉사활동이나 각종 수상 실적 등 이른바 ‘스펙’이 좋은 학생이 유리하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학교 성적과 얼마나 균형을 맞추면서 스펙을 쌓았느냐가 관건이다. 예를 들어 토플 점수는 높은데 교과 성적이 4등급이면 안 된다. 학교 공부는 등한시하고 사교육과 외부 활동에만 치중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은 특별전형을 준비해야 한다. 또 입학사정관 전형은 교외 경시대회보다 교내 경시대회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가능하면 교내 경시대회에 참여하는 게 나을 것이다. 교외 경시대회는 학생부에도 기재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학생들은 가능한 한 많은 자료를 제출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은가?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포트폴리오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2011학년도 입시에서도 경기대 ‘디자인비즈 전형’이나 숭실대 ‘자기추천자 전형’ 정도가 포트폴리오를 내라고 했다. 꼭 포트폴리오를 내고 싶다면 창의적체험학습활동 종합지원시스템인 ‘에듀팟’(www.edupot.go.kr)을 활용하면 된다. 제출할 때도 지나치게 예쁘게 꾸미는 것보다는 끈으로 간단히 묶어서 내는 것이 좋다. 사교육이 개입한 걸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입학사정관제는 특목고를 위한 전형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학생이 다니는 학교도 심사기준에 포함되는 건가? “그건 정말 큰 오해다. 도입 초기에 ‘스펙’이 좋은 학생들이 합격했기 때문에 그런 오해가 생긴 것 같다. 그런데 2010학년도와 2011학년도 입시 결과를 보면 오히려 특목고 학생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에 불리했다. 지원 자격이 없고 그 학생이 처한 교육 환경을 보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고 출신이 유리한 면이 있다. 특목고 학생은 기본적으로 교육 환경이 좋기 때문에, 토플 점수가 낮더라도 일반고 학생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는 어떻게 쓰는 게 좋은지 모르겠다. 진솔하게 써야 한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자신이 아닌 모두에게 해당하는 글, 추상적이고 상투적으로 쓴 글, 지나치게 자신을 미화하는 글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차별화된 나만의 이야기, 서툴러도 진솔하고 일관성 있게 쓴 글은 좋은 평가를 받는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서에 ‘저는 어렸을 때부터 국어교사가 꿈이었고, 입학하면 국문학에 대한 지식을 쌓고 싶습니다’와 같은 이야기는 누구나 말할 수 있다. 반면 ‘어렸을 때 저는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11살 차이가 나는 동생을 직접 가르치게 되면서 선생님의 꿈을 갖게 됐습니다’와 같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좋다. 입학사정관들이 글의 주인공을 만나고 싶게 자기소개서를 써야 한다.” -‘입학사정관제’에는 어떤 학생들이 지원하는 게 좋은지 궁금하다. “수능 모의고사 성적은 잘 나오는데 교내 경시대회 수상 실적이 없고 교과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 진로 목표가 분명하지 않은 학생 등은 다른 수시전형이나 정시에 지원하는 게 낫다. 반면 주위 환경이 어려워도 자신의 목표에 열정을 가진 학생 또는 독서로 사고력을 키우면서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한 학생은 면접에 강하니까 합격 가능성이 높다. 사교육 도움 없이 스스로 공부해 성적이 좋은 학생도 유리하다. 지원한 학과와 관련된 활동을 많이 했거나 각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는 학생 등도 지원하면 좋을 것이다.” 글·사진 김민주(안산동산고) 지수민(첨단고) 학생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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