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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부모 대의원회의 만들어 의견 반영할것”

등록 2011-02-24 20:17수정 2011-02-25 09:55

학부모도 원하는 혁신교육 기득권 지닌 기존교장 못해
교사업무 줄여 교육 전념케 경쟁 아닌 협력학습 기대를
서울 첫 ‘평교사 교장’ 이용환 상원초 교장

“학부모의 의견이 교사의 의견보다 더 많이 반영되는 내부형 교장공모 과정처럼 학교에도 학부모 대의원회의를 만들어 학부모 의견을 공식적으로 교육활동에 반영하겠다.”

최근 실시된 내부형 교장공모를 통해 서울에서 평교사로는 처음으로 교장에 뽑힌 이용환(52·사진) 상원초 신임 교장은 24일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상원초는 서울시교육청이 올해부터 시행하는 혁신학교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까지 이 학교에서 평교사로 일했던 그는 1981년 서울교대를 졸업한 뒤 교단에 발을 디뎠으며, 지난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창립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해직됐다가 1994년 복직했다. 2001~2002년에는 전교조 정책실장을 맡았으며, 그 뒤로는 줄곧 교육현장에서 학교혁신 등 참교육 실천운동을 해왔다. 현재 ‘서울 새로운 학교 연구회’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평교사 출신 공모 교장 4명 가운데 2명의 임명제청을 거부했다.

“많이 안타깝고 화가 난다. 교과부가 정치적인 판단을 하지 않았나 싶다. 임명제청이 거부된 서울 영림중 학부모가 삭발을 했는데, 만일 우리 학교도 임용이 거부됐다면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다. 우리는 학교운영위원회의 학부모위원들 사이에 반목도 없었고 교사들도 화합이 잘 돼 여건이 좋았다.”

-교장 공모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9월부터 혁신학교를 준비해 12월에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그 과정에 함께했던 학부모와 교사들이 교장 지원을 권유했다. 한 학부모님이 ‘학교에서 환한 얼굴로 돌아와 오늘 학교 진짜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자녀를 보고 보람을 느끼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그게 내가 하고 싶은 교육과 일치한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을 결심했다.”


-학교를 혁신하는 데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왜 중요하다고 보나?

“처음 혁신학교를 추진할 때 당시 교장의 반대가 심했다. 그러니 동료 교사들도 주춤했다. 승진에 반영되는 교사 근무평점 점수의 50%는 교장이, 50%는 교감이 매기는 현행 승진제도에서 교사들이 교장의 지시를 어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때 마음고생이 이번에 교과부의 임명제청을 기다릴 때보다 더 심했다. 학교가 변화하는 데는 교장의 의지와 예산이 제일 중요하다. 기득권을 지닌 기존의 교장이 할 수 없는 일을 평교사 출신 교장들이 할 수 있다. 요즘 우리 학교 교사들은 ‘교장이 지원해주고, 예산도 있는데 못할 게 없다’며 상당히 고무돼 있다.”

-개학을 하면 상원초는 혁신학교로 운영된다. 학교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우선 교문에서 아이들을 맞아주는 교장 선생님을 보게 될 거다. 또 행정 전담 직원을 채용해 교사의 행정업무를 대폭 줄일 계획이다. 혁신학교를 준비할 때 한 교사가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하게 해주면 밤을 새워서라도 교재 연구를 하겠다’고 말하는데 순간 울컥했다. 교사들이 승진점수 등의 직접적인 유인이 없는데도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면서 교사의 자발성을 새삼 신뢰하게 됐다.”

-혁신학교에 대해 ‘공부는 안 시키고 놀기만 하는 학교’라고 우려하는 시선도 있는 것 같다.

“학교가 있는 노원구 상계동이 사교육이 성행하는 지역이다보니 학부모들이 사교육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안다. 경쟁을 싫어하는 학부모라도 일단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부터는 ‘루저’(패배자)가 되게 하지 않으려고 어쩔 수 없이 경쟁으로 내몰린다.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협력학습을 통해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학습에 대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혁신학교인 경기 광주시 남한산초등학교 졸업생의 학업성취도가 다른 학교 학생들보다 우수한 것을 보고 확신을 갖게 됐다.”

글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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