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 학생들 비교
한국, 읽기능력 최상위 7.2%↑…하위권은 제자리
“사회경제적 배경 큰 영향…수준별 수업땐 더 심화"
한국, 읽기능력 최상위 7.2%↑…하위권은 제자리
“사회경제적 배경 큰 영향…수준별 수업땐 더 심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의 읽기능력 평가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한 한국 학생들이 9년 전보다 7.2%나 늘어나 비교 대상 국가 가운데 증가율 1위를 기록한 반면, 최하위권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9년 전과 견줘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경제적으로 하위 계층에 속한 학생 가운데 우수한 성취도를 거둔 학생들의 비율도 비교 대상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이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네트워크연구실은 ‘피사 2009’ 통계를 심층 분석한 ‘피사 2009 결과 및 시사점’ 보고서를 최근 펴냈다고 10일 밝혔다. 보고서에는 △2000년 이후 학업성취도 변화 △사회적 배경 극복 △학교의 성공 비결 등에 대한 시사점 등이 담겨 있다.
연구실이 피사의 2000년과 2009년 국가별 읽기능력 향상도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2009년 평가에서 성적이 최상위권인 ‘5단계’ 학생의 비율이 2000년에 견줘 7.2%나 늘어나, 오이시디 회원국을 비롯한 38개 비교 대상 국가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일본(3.6%), 이스라엘(3.3%) 등이 뒤를 이었다. 피사 학업성취도 등급은 5단계로 매겨지며, 5단계가 최상위, 1단계가 최하위다.
최상위권 학생 비율은 증가한 반면, 하위 수준인 ‘2단계 미만’ 학생 비율의 증감률은 0%로 변함이 없어, 감소율 기준으로 비교 대상 국가 가운데 23위를 기록했다. 칠레가 17.6%를 줄여 감소율 1위를 차지했고, 인도네시아(15.2%), 페루(14.8%) 등이 뒤를 이었다.
교육 형평성에서도 우려되는 결과가 나왔다. ‘사회경제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 비율’에서 한국은 11%를 나타내 오이시디 34개 회원국 가운데 28위를 기록했다.
‘깊은 독서’를 하는 학생들의 비율에서도 한국은 35%로 오이시디 평균(45%)보다 낮았다. 더욱이 ‘깊은 독서’를 하는 학생들 가운데 사회경제적으로 상위계층에 속한 학생들의 비율이 32%를 나타내, 비교 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리히텐슈타인(25%), 대만(24%) 등이 뒤를 이었고, 오이시디 평균은 17%였다.
분석에 참여한 박현정 서울대 교수(교육학)는 “2000년 조사에 견줘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읽기능력의 격차가 상당히 커지고 있어 격차해소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는 ‘성공적인 학교 시스템’에 대해 서술한 단락에서, “만 15살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목별 성적 순위에 따라 수준별 교육을 해도 학업성취도가 오르는 데 크게 기여를 하지 못했다”며 “수준별 교육을 일찍 시작할수록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학업성취도 격차만 더욱 커진다”고 밝혔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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