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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고려대 ‘외고 내신우대 방식’ 드러났다

등록 2011-05-09 08:33수정 2011-05-09 10:28

‘2009년 수시’ 탈락자들과 법정공방서 확인
5가지 상수값 적용해 3단계 보정뒤 가산점
고려대 “난이도 따른 불이익 보정위한 과정”
고려대가 2009학년도 수시모집 때 외국어고나 비평준화 명문고의 내신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교묘한 내신성적 산출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당시 입시에서 떨어진 학생들이 고려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과정에서 고려대가 그동안 ‘내부 기밀’로 감춰왔던 내신성적 산출식의 5가지 상수값을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확인됐다.

5가지 상수값(α₁ α₂ κ₁ κ₂ κ₃)을 대입한 내신성적 산출식에 올해 대학에 입학한 일반고 ㄱ학생(등급 평균 2.89)과 외고 ㄴ학생(등급 평균 2.99)의 성적을 넣어 환산한 결과, 1단계 보정에서는 4.63점이었던 총점 차이(일반고 88.94, 외고 84.31)가 3단계 보정을 거치면서 0.65점(일반고 그대로, 외고 88.29)으로 크게 줄었다.

이 과정에서 일반고 학생들의 점수는 그대로 유지된 반면, 이른바 명문고 학생들의 성적은 올라가며 당락이 바뀌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고려대 쪽이 제출한 준비서면을 보면, 현재 소송을 진행중인 24명 가운데 11명이 보정 과정을 거치면서 순위가 하락했다. 한 학생은 원 등급으로 670위였던 데서 보정을 거친 뒤 1108위로 438위나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고려대가 해당 과목의 성적을 보정하면서 전체 지원자의 표준편차를 1등부터 꼴등까지 한줄로 세우고 거기서 해당 학생의 표준편차가 몇 등이나 되는지를 구한 뒤 표준편차가 작은 순서대로 상위 50% 안에 들 경우에만 지원자의 성적을 보정했기 때문이다.

ㄱ대학 교육학과의 한 교수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몰려 있어 학교 성적의 표준편차가 작게 나오는 외고나 비평준화 명문고 등 일부 학교의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표준편차가 상위 16% 안에 들 경우 가산점을 최대로 주도록 상수값을 정해, 외고 등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 표준편차가 작게 나오는 상위권 학교들이 최대 수혜자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고려대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한 ‘추가 소명서’를 보면 전체 지원자 가운데 14%가 외고 학생이었다.

ㄷ대학 통계학과 교수는 “특정 학교에 가산점을 준 게 아니라 과목별로 점수를 산출하면서 표준편차가 작게 나오는 과목에 가산점을 준 것”이라며 “그러나 외고의 경우 대다수의 과목이 표준편차가 작게 나타나는 특성이 일관되게 나타나므로 사실상 학교 특성을 활용한 고교등급제”라고 지적했다.

고려대는 2009학년도 입시 이후 아예 내신성적 산출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조효완 전국진학지도교사협의회 회장(서울 은광여고 교사)은 “간혹 입시 결과를 보면 고려대뿐 아니라 상당수 사립대학에서 아직도 이런 식의 고교등급제를 하고 있을 거라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대 입학처 관계자는 “24명 가운데 11명의 순위는 떨어졌지만 나머지 11명의 순위는 올랐다”며 “특정 고교를 우대한 게 아니라 난이도에 따른 불이익을 보정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 표준편차 해당 표본이 속한 집단의 균질성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표준편차가 0이면 모든 표본이 동일한 값을 갖는다는 뜻이며, 표준편차가 클수록 평균에서 떨어진 값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어고나 자율형사립고, 비평준화 명문고 등 우수한 학생이 몰린 집단의 내신 표준편차는 일반고보다 훨씬 작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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