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그만두(려)는 이유
“공부 못해서” 자퇴 고민“학교가 방치” 자퇴 결심
학습부진이 학교·가정불화로
자퇴생 8%만 “교사와 상담”
학교 울타리 역할 회복해야
학습부진이 학교·가정불화로
자퇴생 8%만 “교사와 상담”
학교 울타리 역할 회복해야
고등학교 2학년이던 지난해 3월 학교를 자퇴한 ㄱ(17)군은 “가정폭력에 폭언을 일삼고 늘 명령조로 말하는 아버지가 싫었다”며 “공부 잘해봤자 아버지 좋은 일만 시키는 거니까 공부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ㄱ군은 고교 1학년 때는 집안 문제 등으로 석달 정도 가출한 경험도 있다. ㄱ군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대학에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교 입학 뒤부터 ‘선생님이 나를 방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담임 교사에게서 “잘할 학생만 신경 쓸 테니,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는 말을 듣고는 학교를 그만뒀다.
서울시 중·고교 재학생 10명 중 3명이 자퇴를 고려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부 문제가 가장 큰 이유였다.
민간 정책연구소인 ‘미래와 균형’의 김현국 소장과 김성기 협성대 교수 등이 서울시교육청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서울 초·중·고교 학업 중단 학생의 실태 조사와 예방 및 복귀 지원을 위한 정책대안 개발 연구’ 보고서를 보면, 서울시 중·고교생 338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2.5%인 1103명이 학업 중단을 한번 이상 고민했다고 답했다.
학업 중단을 고민한 이유로는 △학습 부진 또는 학업에 대한 흥미 상실 39.5% △학교에 대한 불만 16.8% △진로와 적성 불일치 16.2% 등을 꼽았다.
그러나 실제 자퇴한 학교 밖 청소년 30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학교에 대한 불만’을 자퇴 이유로 꼽은 비율이 30.7%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학습 부진 또는 학업에 대한 흥미 상실 23% △가정 문제 11.6% △진로와 적성 불일치 8.4% △친구와의 문제 5.6% 등의 차례였다. 학습과 진로 문제가 학업 중단 위기를 불러오지만, 실제 학업 중단 결정에는 이보다 학교와의 갈등이나 가정 문제가 더 큰 영향을 주는 셈이다. ㄱ군도 ‘가정 위기’라는 근본적인 원인이 학교 안에서 교사의 무관심 등을 겪으며 심화된 뒤 무단결석과 같은 부정적인 반응으로 이어져 결국 학업 중단에 이른 경우다.
자퇴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도움은 △상담과 정보 24.4% △학업 보충 24% △경제적 지원 16% △부적응 해소 프로그램 10.4% △교사와 가족의 관심 8.5% 등으로 나타났다. 또 실제 자퇴한 학생들이 학교를 그만둘 때는 부모와 상담(55.4%)하거나 혼자 결정(21.1%)하는 경우가 많으며, 교사와 상담했다는 비율은 8%에 불과했다.
이런 점에서 교사와의 갈등, 가출 등 학생의 문제에 학교와 교사가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책임자인 김현국 소장은 “학교는 근본적인 원인을 가진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학교를 그만둘 결심을 하는 계기를 만들어내지 않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다음달 1일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회를 연 뒤 관련 정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