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도 못먹어 라면
일부 고교에서 산업정보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해 따로 직업반을 편성하지 않아 일주일에 하루씩 원래 소속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이 학교의 방치와 무관심 속에 상처를 받고 있다.
산업정보학교에 다니는 이희철(가명·18)군에게 원 소속 학교인 ㅂ고에 등교하는 월요일은 “버리는” 날이다. 그는 “교실에 앉아 있기는 하는데 선생님이 무슨 말 하는지도 모르겠고 잠만 잔다”며 “직업반이 있는 학교는 4교시만 하고 끝나는데 7교시까지 앉아 있어야 하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같은 상황의 강민석(가명·18)군은 급식을 먹으려면 카드를 단말기에 대고 급식비 납부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이 도입된 뒤에는 급식도 못 먹고 학교 밖 분식집에서 라면과 김밥으로 점심을 때운다. 그는 “공문 처리 정도만 해주는 담당 교사에게 말했지만 ‘밖에 나가서 먹으라’는 얘기만 들었다”고 말했다.
산업정보학교 학생들은 월요일은 원 소속 학교로, 화~금요일은 산업정보학교로 등교하는데, 서울시교육청은 이런 학생들이 20명 이상인 학교는 직업반을 따로 편성해 별도의 담임교사와 교실을 배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20명이 안 되는 학교의 경우 대개 직업반을 만들지 않고 이들을 일반학급에 배정한다.
서울 ㅅ여고의 한 교사는 “등교하는 월요일이 되면 아이들 책상이 없어서 부랴부랴 책상을 빌려다 앉히기도 했다”며 “아이들이 소속감은커녕 소외감만 느낀다”고 말했다.
이선구 서울산업정보학교 교사는 “일반고에는 부담임도 있고 인력 운용에 여유가 있을 텐데, 별도의 교실은 아니더라도 별도의 담임교사만은 배정을 해줘야 아이들이 받는 상처가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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