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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경기 혁신교육, 세계와 손잡은 날

등록 2011-06-13 11:14

국제혁신교육 심포지엄은 외국 교육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혁신교육이 손을 잡고 미래 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한 자리였다. 사진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폐회사를 하는 모습이다.
국제혁신교육 심포지엄은 외국 교육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혁신교육이 손을 잡고 미래 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한 자리였다. 사진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폐회사를 하는 모습이다.
경기도교육청 주최 국제혁신교육 심포지엄을 가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나온 혁신교육과 창의지성 교육의 정보를 소중하게 받아들여 경기, 나아가 한국 교육발전의 밑거름으로 삼겠습니다.”

지난 6월3일.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폐회사로 ‘국제혁신교육 심포지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6월2일부터 3일까지 이틀 동안 고양시 킨텍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던 심포지엄은 첫날 2천여명이 모일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학교혁신과 창의지성교육의 세계적인 흐름’을 주제로 한 이번 심포지엄은 우리나라에서 ‘혁신교육’을 주제로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행사였다. 특히 김 교육감 취임 뒤에 세워진 ‘혁신학교’ 등 경기도교육청의 혁신교육의 성과를 살펴보고, 외국 교육 선진국과의 국제적인 교류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혁신’, ‘창의지성교육’ 의미 살펴

심포지엄에서는 각국의 교육 분야에서 ‘혁신’이 어떤 개념으로 쓰이고,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었다. 페테르 울홀름 덴마크 UCC대학 교육협력국장은 ‘전통과 혁신 사이의 덴마크 교육제도’ 발표에서 “덴마크 교육의 중요한 주제는 자유”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창의성과 혁신을 저해한다고 생각해 학생들을 시험을 통한 무의미한 경쟁으로 내몰지 않는다”고 강조해 주목을 받았다. 크리스토퍼 윌리엄스 영국 버밍엄대학 국제교육연구센터 교수는 ‘혁신교육의 국제적인 틀’이라는 발표를 통해 “혁신의 본질은 미래지향적이고, 인간 공동체의 발전과 개인의 욕구 충족을 위해 필요하지만, 혁신으로 인한 예측할 수 있는 해로움과 예측 불가능한 위험 등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송주명 한신대 교수가 ‘경기혁신교육의 새 방향: 창의지성교육’을 주제로 경기도교육청의 혁신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소개했다. 송 교수는 “지성 교육의 방법을 통해 ‘창의성’을 실현하는 것이 곧 창의지성교육”이라며 “창의성이 뭐냐고 물으면 ‘독창적이고 기이한 것’이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틀린 답은 아니지만 이제는 문제가 뭔지를 제대로 발견하고, 독창적이고 맥락성 있는 답을 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 첫날 ‘배움 중심 교육을 지향하는 경기혁신교육’을 주제로 발표한 이성대 경기도교육청 기획예산담당관도 “창의성은 단순히 별난 생각을 말하는 게 아니라 문화적, 역사적인 자산을 통해서 나오는 맥락성 있는 상상력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교사의 구실과 수업의 변화 강조

발표자들의 발표에서 공통된 목소리는 혁신을 위해서는 수업이 달라져야 하고, 수업의 변화를 위해서는 교사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이었다. 경기도교육청의 창의지성교육에서 중요한 핵심 주체 역시 교사였다. 이성대 담당관은 발표를 통해 “혁신교육의 중심은 곧 ‘수업혁신’이고, 그런 점에서 현장 교사로부터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교사를 위해 중장기 연수기관인 ‘혁신학교 아카데미’를 통해 학교의 변화를 주도할 교사 리더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갈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심포지엄 둘째 날 ‘‘배움의 공동체’ 학교 실현을 위한 이론과 실제’를 주제로 발표한 사토 마나부 일본 도쿄대 교수도 “학교 교육의 핵심은 수업이고, 수업의 변화를 통한 교육혁신을 위해서는 교사들의 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토 교수는 “학교가 바뀌려면 교사들의 ‘배움의 공동체’ 구축이 중요하다”며 “모든 교사가 수업을 참관하고, 수업보다 긴 대화 시간을 통해 새로운 수업을 연구하도록 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외 인사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았던 랜돌프 던 미국 워싱턴주 교육감은 학생을 깨우게 하는 수업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음악을 틀어놓고 청중들을 자리에서 일어나도록 유도하면서 “설명하는 방식의 수업과 지금처럼 춤을 추며 자극을 주는 수업의 차이가 뭐냐? 수업 방식에서 사람들을 깨우게 하는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앞서 ‘혁신’ 실천한 스웨덴의 고민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앞서 혁신교육을 실천하고 교육과정 자율화를 시도하면서 한계를 경험하고 있는 스웨덴의 사례가 주목을 받았다. ‘스웨덴 의무교육의 혁신과 창의성’을 주제로 발표한 잉리드 린드스코그 스웨덴 국가교육위원회 초중등학과장은 “알려져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 학생들은 비판적 사고와 의사소통에 능하고, 평등과 민주주의를 믿고 있지만 문제점도 나오고 있다”며 “요즘 들어 학교 간 격차가 커지고 있고, 수학·언어 등에서 아이들 성적도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튿날 발표를 한 얀 쉬드호프 스웨덴 국가교육위원회 고등학과장은 “독립학교가 증가하면서 학교 사이의 경쟁이 건전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경쟁이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며 “학교별로 자율을 주다 보니 너무 많은 교육과정이 나오고, 질이 떨어지는 현상도 나온다”고 했다. 스웨덴의 사례는 이제 막 교육과정 자율화·다양화를 시도해보려는 우리나라에 “자율성 확대만이 정답은 아니다”라는 시사점을 남겼다. 좌장으로 참여한 강치원 강원대 교수는 “우린 규제를 풀려고 하고, 스웨덴은 규제가 없어서 규제를 마련하는 중인데 중간 지점을 잘 찾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린드스코그 학과장은 스웨덴 교육의 문제 상황을 설명하면서 의무교육에 있어서 ‘혁신’과 ‘기업가 정신’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업가 정신에서 ‘기업가’란, 창업해서 돈을 버는 주체가 아니라 자신의 아이디어를 찾아 그것을 사람들과 소통 가능한 것으로 제대로 구현하는 사람을 의미했다.

현장 교사들의 참여도 두드러져

심포지엄에는 학계 연구자뿐 아니라 현장의 교사들도 많이 참석했다. 이틀 동안 국외 발표자들의 발표를 들으며 열심히 메모를 하는 교사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구름산초 장재성 교사는 “미국 워싱턴주 교육감의 열정적이고 신선한 발표를 보면서 우리와 문화가 참 다르다는 걸 배우고 간다”며 “교육이야말로 사회 변화 흐름에 발맞춰가야 한다는 걸 느낀다”고 했다. 부발중 김수연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무조건 한쪽 방향만 봤었는데 여러 생각과 교육 방법론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서 위에서 내려다보는 연습도 해보고, 아이들 옆에서 눈높이에 맞춰 필요한 걸 찾아보는 시도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우리 혁신교육 현장을 둘러본 국외 인사들의 칭찬도 이어졌다. 던 교육감은 “심포지엄 전날, 혁신학교인 군포 한얼초를 찾았는데 나에게 질문하고 싶어서 서로 손을 드는 아이들을 보면서 놀랐다”며 “이 밖에도 한국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에 대한 높은 학업성취도, 낮은 결석률 등에 감명받았다”고 했다.

글·사진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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