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13일 치러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시험 선택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교사에 인센티브 내걸며 압박…정규수업도 문제풀이 파행
초등생도 0교시에 7교시까지…시민모임 “체험학습 진행”
초등생도 0교시에 7교시까지…시민모임 “체험학습 진행”
매달 실시되는 성취도 평가 결과 과목별 성적 향상 학생에게 표창과 상품 수여, 기초학력 미달 제로(ZERO)화 교과목 교사에게 상품권 및 동계 스키 무료 참여 인센티브 부여….
충남 연기군의 한 중학교가 오는 12~13일 실시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를 앞두고 교사와 학생들에게 내건 시상 내역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충남지부 안광진 정책실장은 “충남도교육청은 ‘충남학력 상위권 도약을 위한 전략 설명회’ 등을 진행하며 학교와 교사들에게 일제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내라고 압박해왔다”며 “이에 따라 성적을 올린 교사에게 상품권을 주는 등의 비교육적인 행태가 교육현장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전국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일제고사에 대비해 초등학교에서까지 0교시와 7교시 수업이 이뤄지고, 정규 교과시간에 문제풀이 수업을 하는 등 학교교육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전교조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인천 계양구의 한 초등학교는 매일 아침 영어 단어시험을 보고,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이 아침 8시20분부터 9시까지 0교시 수업을 하고 있다. 충북 청원군의 한 초등학교는 희망 여부도 묻지 않고 6학년을 대상으로 방과 후에 7교시를 진행한다. 7교시에는 4~6학년 교과 과정을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진다.
정규 수업마저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 교육으로 파행 운영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경기도 안산의 한 초등학교는 일제고사 대비 문제집을 자체 제작해 수업시간에 문제풀이만 하고 있으며, 인천시 부평구의 한 초등학교는 특별활동, 재량활동, 예체능 교과시간에 시험지를 풀기도 했다.
한편 일제고사 반대 시민모임 등은 5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과정이 일제고사를 위한 수업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일제고사에 대한 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하며, 경쟁만 강요하는 일제고사는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제고사가 실시되는 12~13일 일제고사 규탄 기자회견 등을 열고, 서울·충남·강원 등 전국 곳곳에서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학생·학부모들이 참여하는 체험학습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경기 등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있는 시·도 교육청들도 △시험 당일 대체프로그램 금지 △체험학습 불허 △시험 불참시 결석·결과 처리 등의 내용이 담긴 교육과학기술부 지침을 따를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지난해와는 달리 교과부와 시·도 교육청 간의 갈등은 빚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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