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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기후변화 시대 어떻게 살지?…문제제기 해봐

등록 2011-08-08 13:59

청소년기획단은 사전 워크숍을 통해 기획회의를 열고 아이디어를 모았다.  하자센터 제공
청소년기획단은 사전 워크숍을 통해 기획회의를 열고 아이디어를 모았다. 하자센터 제공
제11회 여수국제청소년축제 청소년기획단을 만나다
여수, 하자작업장 청소년 총 42명 참여
‘지속가능한 세상’ 함께 고민해본 시간
일회성 아닌 주제 고민하는 축제로 가야
올해 여수국제청소년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청소년이 기획의 주체가 됐다는 점이다. 여수 지역의 청소년과 서울 하자작업장 학교 청소년들로 구성된 총 42명의 청소년기획단은 축제 전부터 축제가 마무리될 때까지 행사 전체를 꾸려나갔다. 이들이 올해 축제를 준비하고 만들어나가면서 느낀 점은 무엇이었을까? 하자작업장학교에 다니는 홍조(19·본명 서새롬)양이 청소년기획단을 대표해 기획단 활동을 하며 느낀 점을 말해줬다.

청소년기획단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나?

“올해 축제는 하자센터에서 총지휘하고, 감독했다. 하자작업장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서 기획단으로 합류했다. 축제의 테마가 ‘청소년’인 만큼 청소년이 직접 축제 기획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여수 지역 청소년반, 하자작업장학교 청소년반이 협력하는 방향으로 기획단을 운영했다.”

여러 가지 지구환경 문제들 가운데 ‘기후변화’를 주제로 내세우게 된 이유가 있나?

“‘기후변화’라는 주제는 지구의 크고 작은 환경문제들과 연관된 가장 크고 명확한 주제다. 일본 원전 사고 등도 기후변화에서 비롯돼 나왔다. 마사키 다카시의 <나비문명>이라는 책을 보면, 우리가 지금껏 이루어왔던 문명으로부터 ‘지속가능한 세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문명 전환의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로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여러 문제들이 소개돼 있다. 그만큼 ‘기후변화’는 우리에게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다.

이번 축제의 테마로 ‘기후변화’를 내세우면서 우리가 하고 싶었던 것은 ‘문제제기’였다. 이 땅의 청소년이 ‘기후변화’라는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고, 앞으로 기후변화 시대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한번쯤 모여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것이었다.

내년에 여수에서 세계박람회(엑스포)가 열리는데, 이번 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도 ‘기후변화’라고 한다. 이것도 주제 선정 때 고려했던 부분이다. 올해 축제와 내년 박람회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미리 여러 차례 워크숍을 했다고 들었다. 워크숍은 어떻게 진행됐나?

“사전 기획 워크숍은 서울에서 한 번, 여수에서 세 번 진행했다. 서울 워크숍이 열린 6월11일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 지 3개월이 되던 날이었다. 이날에는 ‘3·11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 세계 시민의 날 행사’가 열렸다. 축제 기획단은 주제와 관련한 강연을 듣고, 영화도 보고, 핵발전에 관한 토론도 했다. 그 다음날인 6월12일에는 기획단 전원이, 한국에 찾아온 ‘그린피스 레인보워리어호’에 직접 타보기도 했다. 배에 올랐을 때 선장님께서 ‘우리는 이미 한 배를 탔다’며 지구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씀하신 게 특히 기억에 남는다.

그 뒤로도 여수에서 세 차례에 걸쳐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때는 직접 여수 지역을 다니면서 문화의 장을 찾고, 여수에 대한 주민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이 여수 생태에 대한 정보를 주는 시간도 있었다. 이런 시간들이 모두 실질적인 기획회의를 가능하게 해줬다.”

이번 축제에서 특별히 중점을 둔 프로그램이나 활동이 있었나?

“이번 축제는 ‘나비효과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구성하려 했다. 참가자 전원이 여수의 다섯 개 권역으로 흩어져 1박2일을 보내면서, 몸과 마음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그렇게 다섯 개 권역에서 지리적 환경에 특화된 다양한 워크숍을 했다. 자전거 발전기 워크숍, 자연소리 채집 워크숍, 멸종위기생물사전 만들기 워크숍 등이 대표적이다. 참가자 모두가 단순히 즐겁게 노는 것만이 아니라, ‘소중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자연’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었다.”

청소년 처지에서 직접 축제를 기획하면서 느낀 점과 배운 점은 뭔가?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잘 즐길 수 있고, 주제에 동화해 공감할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생각했다. ‘일회용품을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처럼, 참가자들이 생활 속에서 이 자리에 모인 뜻을 마음에 새기면서 작지만 지구를 위한 일들을 실천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솔직히 조바심도 나고 겁도 많이 나고 막막했다. 하지만 막상 축제가 시작되니까 참가자들이 ‘지구를 위한 실천’을 잘해서 안심이 되었다.

또 여수지역 청소년들과 협력하면서 ‘관계를 맺는 것’이 소중하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함께 기획을 해나가면서, ‘아니, 이게 뭐지?’ 하고 생각하기보다는 ‘아, 그렇구나!’ 하며 공감하는 법도 배울 수 있었다.”

이번 축제가 끝나고 아쉬운 점을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참가자들의 나이대가 15살에서 24살로 폭이 넓었다. 20살이 넘은 참가자들도 상당했다. 이 안에서도 벌써 ‘세대차이’라는 것이 생기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나이’, 그리고 ‘지역’이라는 차이가 상당한 장애가 된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이번 축제의 부족한 점을 더 잘 알고 있을 축제 참가자들의 의견을 듣고 싶은 생각도 있다. 의견을 수렴해서 내년, 내후년의 축제가 더 알찬 모습으로 구성되도록 방안을 마련해보는 것도 좋을 거다.”

이번 축제의 성과는 뭐였나?

“적어도 축제를 기획한 청소년 기획단과 여수지역 주민들, 그리고 축제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나비문명>에서 말하는 ‘지속가능한 세상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보게 된 것 같다. 그렇게 공감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함께할 수 있는 든든한 동료’가 생긴 것 같다. 축제 뒤에는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게 되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번 축제를 통해 ‘다음을 얘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거다.

‘기후변화 시대-청소년’이라는 주제와 ‘청춘, 미래로 움직이는 섬들’이라는 또 하나의 주제가 어우러진 축제의 의미가 ‘나비효과’처럼 멀리 퍼져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일회성으로 무언가를 소비하는 축제가 아니라, 이렇게 주제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서로 하나가 되는 걸 느낄 수 있는 축제 문화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할 것 이다.”

박채움(송현고) 학생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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