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은 31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부인을 안심시키기 위해 반차(반일휴가)를 낸 것을 빼고는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수행했다. 오후 출근길에 교육청 현관에서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아무 대답 없이 곧장 집무실로 향했다.
검찰이 절친한 친구와 부인을 잇따라 불러 조사하는 등 곽 교육감 주변을 조여오고 있지만, 곽 교육감은 끝까지 버티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실제 곽 교육감은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와 무관하게 선의로 2억원을 지원했다”는 입장을 밝힌 뒤, 사퇴할 뜻이 없음을 주변에 여러 차례 밝혔다. 지난 30일 저녁에는 혁신학교 정책자문위원회 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같은 날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에게도 “나는 그렇게 살지 않았고, 파렴치한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도덕적으로, 법률적으로 아무 문제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9일 낮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 끝까지 갈 것이다. 이제부터 서울교육 내부를 추슬러서 혁신학교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 모임 참석자는 전했다. 곽 교육감은 또 며칠 안에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기소 전에 사퇴하면 재판 결과에 관계없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데도, 곽 교육감이 경제적 위험까지 감수해 가며 버티는 이유는 뭘까?
곽 교육감 주변에서는 박명기 교수에게 건넨 2억원이 후보 단일화의 대가가 아니라고 본인이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후보자 매수죄가 성립하려면 단일화 대가로 돈을 주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을 한 사실을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며 “곽 교육감은 돈을 주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물러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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