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전선거 불법 인정…교과부 임명제청 주목
법률적 결격사유 아니지만 ‘도덕적 적합성’ 논란
법률적 결격사유 아니지만 ‘도덕적 적합성’ 논란
법원이 지난 6월 실시한 부산대 총장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정윤식(56) 교수한테 벌금 4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해 교육과학기술부의 임명 제청 여부가 주목된다.
부산지법 형사9단독 김태규 판사는 31일 정 교수한테 벌금 4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약식명령은 피고인이나 검찰이 1주일 안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발휘하고, 이의신청을 하면 정식재판에 회부돼 본격 심리가 진행된다. 정 교수가 이의신청을 하고, 검찰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법원은 ‘불이익 변경금지의 원칙’에 따라 약식명령보다 더한 처벌을 할 수 없다. 정 교수는 “일단 법원의 통지를 받아본 뒤 이의신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정 교수의 판결이 확정되는 것을 보고 5~7명으로 구성되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임명권자인 이명박 대통령한테 총장 임명 제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대 총장선거 관련 규정에는 일반 선거법과는 달리 당선 무효형을 따로 정해 놓고 있지 않지만 벌금 400만원에 대한 판단이 문제다. 법원이 발령한 벌금액수는 교수직이 박탈되는 형량이 아니어서 법률적으로 총장 임명의 결격사유는 아니다. 하지만 비교적 많은 벌금액수를 내세워 교과부가 도덕성을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것이 교수들의 견해다. 정 교수가 검찰이 약식기소한 벌금액수 400만원이 법원에서 어느 정도 깎이기를 기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가 2차 국립대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총장 직선제 폐지를 내놓고 있는 시점과 맞물린 점도 변수다. 부산대 총장선거를 직선제 폐지의 명분으로 삼아 자의적인 잣대를 들이대 임명 제청을 하지 않을 경우 사태는 복잡해진다. 전국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는 이미 국립대 법인화와 함께 총장 직선제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교과부가 임명 제청에 제동을 걸게 되면 김인세 총장의 퇴임에 따라 1일부터 김덕줄 부총장이 직무대행을 맡게 되는 부산대의 ‘총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장기화가 불가피하게 된다.
정 교수는 6월 13일 실시한 총장선거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2009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교수 100여명을 만나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올해 5월 경남 양산의 한 연수원에서 선거인 37명을 모아 놓고 지지를 부탁한 혐의(교육공무원법 위반)로 검찰에 의해 약식기소됐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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