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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네 꿈을 펼쳐라! 꿈의 무대로 떠오른 ‘공모전’

등록 2011-09-19 16:22

학력 중심의 경연대회가 아닌 청소년들의 꿈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공모전과 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제공
학력 중심의 경연대회가 아닌 청소년들의 꿈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공모전과 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제공
사진, 아나운서, 소셜 벤처 등
청소년 대상 ‘경연대회’ 풍성
진로탐색 과정으로도 각광받아
“아나운서 꿈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키워왔죠. 뉴스를 보는데 저도 모르게 아나운서의 말투를 따라하고 있더라고요. 고2 때 처음으로 아나운서 경연대회에 도전했는데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근데 한번 참여하고 나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이번엔 열심히 준비해서 그런지 결과가 좋게 나왔어요. 나중에 이금희 아나운서처럼 되고 싶어요.”

주현지(고양 백신고3)양은 지난 6월에 열린 ‘청소년 아나운서 경연대회’에 나가 금상을 받았다. 2년을 기다린 끝에 얻은 성과였다. 처음 아나운서 경연대회를 알게 된 건 고1 때였다. 아나운서의 꿈을 키워온 주양한테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바쁜 학교생활을 쪼개가며 발음 연습을 했고 책도 큰 소리를 내면서 읽었다. 지난해엔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이번엔 ‘기상캐스터’에 도전해 상을 받았다. 방송 원고도 직접 썼다. ‘오늘 아침에도 안개에 주의하셔야겠습니다’로 시작하는 ‘오늘의 날씨’ 뉴스였다.

‘국영수’ 중심의 학력 경시대회에서 벗어나 아나운서, 시나리오, 사진 등 청소년들이 재능과 끼를 펼칠 수 있는 다양한 공모전과 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가늠하기 힘든 자신의 실력을 평가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청소년들의 참여가 꾸준히 늘고 있다. 기업들도 마케팅 수단으로 이런 공모전을 활용한다. 기업 이름을 내걸고 ‘청소년 밴드’ 경연대회를 여는가 하면,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하나로 ‘환경 UCC·사진 대회’도 한다.

한국방송예술진흥원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과 경연대회를 1년 내내 진행하는 ‘365축제’를 열고 있다. 메이크업 경연대회, 개그 콘테스트, 공연기획 공모전 등 종류만 19개에 이른다. 매번 500명 이상이 지원할 정도로 공모전과 경연대회의 열기는 뜨거운 편이다. 지난 8월에 열린 ‘청소년 사진사랑 공모전’에는 예선에만 220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한국방송예술진흥원의 강지연 아나운서학부 전임교수는 “방송에 관심있는 청소년들이 많아지면서 지원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고 꿈에도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도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력 중심의 경연대회가 아닌 청소년들의 꿈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공모전과 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제공
학력 중심의 경연대회가 아닌 청소년들의 꿈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공모전과 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제공
최민정(경기 안성여고3)양은 방송대본·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방송작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대상은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그냥 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싶었죠.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도 없었고요. 라디오 프로그램 오프닝 대본을 써서 지원했죠. 과연 ‘방송작가’를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자신감도 생기고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됐어요.” 최양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모님도 설득했다고 한다. 실무 중심의 교육을 받고 싶어 한국방송예술진흥원에 지원했고 벌써 합격통지도 받았다.

손아용(분당 이우고3)양도 친구들과 함께 청소년 뮤직비디오 공모전에 도전해 대상을 받았다. 독창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대부분의 뮤직비디오들에서는 가수들이 노래하고 춤을 추는 모습을 비추곤 하죠. 뻔한 뮤직비디오가 아닌 새로운 걸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다 친구들과 미술 작품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다양한 미술 기법을 활용해 고3인 우리들의 모습을 표현해봤어요. 사진을 오려서 붙이기도 하고 종이도 날려보면서 ‘나’를 보여주는 것이죠. 심사위원들 앞에서 뮤직비디오의 기획의도를 설명하면서 참 많이 떨렸어요.”

영상과 미술에 관심이 많은 손양은 자신의 재능을 곧잘 친구들한테 보여주곤 했다. 아이폰을 이용해 영화를 만들어보기도 했고 친구를 위해 공연 포스터 제작도 했다. “<슈퍼스타 케이>나 <기적의 오디션> 등을 보면 힘든 상황에서도 도전하는 모습이 굉장히 감동적이죠. 이런 공모전을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다른 친구들은 이런 기회들을 더 적극적으로 이용했으면 해요.”

전국 청소년 사진사랑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윤현기(한국삼육고2)군은 여러 사진 공모전에서 입상하며 진로를 바꾸게 됐다. 원래는 경호원이 꿈이었지만 최근엔 사진작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전문적으로 사진을 배운 적은 없지만, 학교에서 열리는 행사를 전담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 “평소에 혼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카메라와 친구가 됐죠. 중학교 2학년 때 우연히 장롱에서 발견한 낡은 필름카메라가 시작이었어요. 이번에 휴먼 다큐 부문 대상을 받았는데요. 청주 중앙공원에서 우연히 찍은 할아버지들과 풍경 사진들이었죠. 심사위원들이 사진을 찍을 때 기다림이 느껴진다고 평해주셨어요.”


윤군은 재능이 있어도 공모전 참가를 주저하는 친구들이 좀더 용기를 냈으면 한다고 했다. “저도 예술고나 미디어고가 아닌 평범한 학교에 다니잖아요. 주변 환경에 신경쓰지 말고 자기가 하고 싶은 길을 갔으면 해요. 저도 사진에 대한 열정 하나로 시작했거든요. 그동안 잘 몰랐던 예술적 재능을 발견할 수도 있고요. 앞으로도 계속 공모전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전국 청소년 사진사랑 공모전 현장 모습(왼쪽)과 대상을 받은 윤현기군의 사진(오른쪽). 한국방송예술진흥원·윤현기군 제공
전국 청소년 사진사랑 공모전 현장 모습(왼쪽)과 대상을 받은 윤현기군의 사진(오른쪽). 한국방송예술진흥원·윤현기군 제공
물론 방송·예술과 관련된 공모전과 경연대회만 있는 건 아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최근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소셜 벤처 경연대회’를 열었다. 대회 자체는 3회째 열리고 있지만 청소년 아이디어 부문은 올해 처음 생겼다. 청소년들한테는 생소한 사회적기업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상품 개발까지 이어지게 된다. 현재 권역별대회가 끝났는데, 청소년 아이디어 부문에 32개 팀이 선발됐다. 아이디어를 더 체계적으로 다듬어 9월 말에 본선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이번 경연대회를 담당하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정혜윤 주임은 “다양한 워크숍과 공정여행 등을 통해 청소년들이 사회적기업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며 “진로탐색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기업이나 기업가가 있다는 것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호용(19·아현산업정보학교)군은 소셜 벤처 권역별대회(서울/강원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회사를 차리는 게 꿈이었던 나군은 ‘청각 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 앱(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게임 기획이나 게임 시나리오 공모전에만 수차례 지원했을 정도로 자신의 재능에 자신이 있다. 이번 소셜 벤처 경연대회에 참여하면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졌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시각 장애인을 보게 됐어요. 이분들이 좀더 편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장애인을 위한 ‘앱’을 만들게 됐죠. 처음엔 스펙을 쌓을 목적이 강했지만 나중에 회사를 차리면 꼭 장애인이나 노인들 같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상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다양한 공모전과 경연대회를 통해 자신의 꿈을 펼쳐보는 것도 좋지만 한번의 경험만으로 자신의 실력을 재단해서는 안 된다. 강지연 전임교수는 “경쟁이 지나치면 상처받고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청소년들도 있다”며 “한번의 실패 경험으로 소질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란 기자 rani@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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