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독재정권 미화 교과서 우려”
“독재정권 미화 교과서 우려”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개발 공동연구진’이 지난 17일 공개한 중학교 새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 지금까지 포함돼 있던 ‘이승만·박정희 독재’ 부분이 빠져, 독재정권을 미화하는 교과서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8일 역사학계에 따르면, 현재 쓰이고 있는 ‘2007 개정 교육과정’의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가운데 ‘4·19 혁명과 민주주의의 시련’ 부분에는 ‘4·19 혁명은 장기집권을 위한 이승만 정부의 정치적 탄압과 부정선거 등에 맞서 일어났음을 설명하고…’, ‘이승만 정부의 역할 서술 시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기여한 긍정적인 면과 독재화와 관련된 비판적인 점을 객관적으로 서술한다’, ‘이승만과 박정희 정권 때의 독재정치와 민주화운동을 서술하면서…’ 등 이승만·박정희 독재정권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17일 공개된 새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시안에는 ‘4·19 혁명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유민주주의의 발전과정을 정치변동과 민주화 운동, 헌법상의 체제 변화와 그 특징 등 중요한 흐름을 중심으로 설명한다’라고 간략하게 서술되면서 ‘독재’ 관련 언급이 빠졌다.
집필기준은 교과서에 반드시 서술돼야 하는 내용을 정한 것이다.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 협의회’ 대표인 주진오 상명대 교수(역사콘텐츠학과)는 “집필기준에 ‘독재’가 빠져 있다면, 교과서를 쓸 때 ‘독재’라는 부분을 꼭 서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라며 “‘자유민주주의’는 꼭 써야 한다고 집필기준에 포함하고서, 이승만·박정희 독재 부분은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에 참여하고 있는 한 교사는 “현재 쓰고 있는 고등학교 <한국사> 집필의 기준이 된 ‘2007 개정 교육과정’의 집필기준은 이승만과 박정희가 독재를 했고 이에 맞서 민주화운동으로 저항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번에는 빠졌다”며 “민주화운동 서술 전체가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국사편찬위원회 김광운 편사기획실장은 “의도적으로 뺀 것은 아니고, 집필기준에서 빠져도 민주화운동을 설명하려면 독재 부분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면서도 “오해를 살 만한 여지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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