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곳 중 11곳 정원 못채워…1명도 없는 학교도
해마다 경쟁률 줄어…자사고정책 실패 진단도
해마다 경쟁률 줄어…자사고정책 실패 진단도
서울시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26곳 가운데 11곳이 올해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사상 처음으로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학교도 나왔다. 자사고 정책이 도입된 2009년부터 3년째 무더기 미달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견되면서, 이명박 정부가 ‘고교 다양화’ 명분으로 도입한 자사고 정책의 실패가 재확인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3일 26개 자사고(전국 단위 모집인 하나고 제외)에서 신입생 모집을 마감한 결과, 1만427명 모집에 1만3166명이 지원해 평균 1.26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자사고 평균 경쟁률은 2009년 2.41 대 1, 2010년 1.39 대 1로 매년 줄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동양고가 단 한 명의 학생도 지원을 하지 않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동양고는 지난해에도 280명 정원에 82명만 지원해 0.2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정인순 시교육청 학교혁신과장은 “23일 오전까지 35명이 원서를 접수했으나 학생들이 경쟁률이 저조한 것을 미리 알고 지원 취소를 요구해 학교장이 모두 지원을 취소해 줬다”며 “워크아웃제도 추진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지난해 자사고 10곳에서 무더기 미달 사태가 발생하자, 지난 1월 ‘자사고 100개 지정’ 방침을 철회하면서 미달된 자사고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거나 원하면 일반계고 전환을 가능하게 해주는 조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워크아웃제도 도입을 발표한 바 있다. 자사고는 추가모집이 2차례(12월1~2일, 2012년 1월10~11일) 예정돼 있지만, 지난해에도 추가모집에 참여한 13곳 중 3곳만이 정원을 채워 올해도 정원을 채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동양고가 첫 워크아웃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자사고는 시교육청의 재정지원 없이 학생 수업료로 대부분의 재정을 충당한다.
이밖에 용문고(0.24 대 1), 우신고(0.47 대 1), 경문고(0.49 대 1), 동성고(0.5 대 1), 대광고(0.51 대 1), 장훈고(0.57 대 1), 선덕·미림여고(0.8 대 1), 숭문고(0.84 대 1), 보인고(0.91 대 1) 등 10개 학교가 정원에 미달됐다. 미림여고를 뺀 9개 학교는 지난해에도 미달된 학교다.
반면 이화여고는 3.06 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한대부고(2.64 대 1), 한가람고(2.26 대 1), 양정고(2.01 대 1) 등이 뒤를 이었다.
교과부는 정원이 미달된 자사고를 위해 지난 3일 자사고가 시교육청과 관계없이 자율적으로 학생 전·편입학 관련 기준을 고시해 수시로 학생을 충원할 수 있도록 하는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무더기로 미달된 자사고에 전·편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자사고 운영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장은순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은 “학부모들이 이미 대학 입학에 유리해 보이지 않는 일부 자사고에 굳이 일반계고보다 3배 많은 등록금을 주면서 학생을 보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라며 “정부는 자사고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미달 자사고를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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