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지향’ ‘임신 또는 출산’에 따른 차별금지 내용 그대로 담겨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안 수정동의안이 19일 오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를 찬성 8대 반대 6표로 통과했다.
보수단체의 반발로 논란이 됐던 차별 금지 조항의 ‘임신 또는 출산’,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의 표현은 수정동의안 5조 ‘차별받지 않을 권리’에 주민발의안에 있던 ‘학생은 성별, 종교,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출신국가, 출신민족, 언어, 장애, 용모 등 신체조건,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또는 가족상황, 인종, 경제적 지위,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병력, 징계, 성적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 그대로 담겼다.
집회의 자유도 규정됐다. 17조 3항에는 ‘집회의 자유를 가진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학교 내의 집회에 대해서는 학습권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학교규정으로 시간, 장소, 방법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제한 조건을 뒀다. 집회의 자유가 인권조례에 담기는 것은 서울이 처음이다.
또 복장·두발의 자유 등 ‘개성을 실현할 권리’도 12조에 담겼다. 다만 12조 2항에 ‘학교의 장 및 교직원은 학생의 의사에 반하여 복장, 두발 등 용모에 대해 규제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하면서도 주민발의안에 없던 ‘복장에 대해서는 학교규칙으로 제한할 수 있다’교 규정했다. 두발 자유는 제한할 수 없도록 한 반면 복장은 학교 규칙으로 제한 가능하게 한 것이다. 휴대전화 소지는 주민발의안이 ‘수업시간에 한하여 전자기기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한 조항을 ‘학생이 제정 및 개정에 참여한 학교규칙으로 학생의 전자기기의 사용 및 소지의 시간과 장소를 규제할 수 있다’로 바꿔 규제를 좀 더 강조했다. 기독교 보수단체들이 반발한 양심·종교의 자유도 16조에 거의 원안 그대로 담겼다.
수정동의안을 제출한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은 “이왕이면 더 진전된 내용을 담자고 해 수정안에 원안을 거의 그대로 담았고 그대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김상현 교육위원장(민주통합당)을 비롯한 민주통합당의 김명신, 김종욱, 윤명화, 서윤기 의원과 진보성향의 김형태, 최보선, 최홍의 교육의원 등 8명이 찬성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문진 시의원과 보수성향의 김덕영, 김영수, 정상천, 최명복, 한학수 교육의원 등 6명이 반대했다. 민주통합당의 곽재웅 시의원은 기권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16일에도 서울학생인권조례를 심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2011년 회기 마지막날인 이날 심의를 연기했다. 인권조례안 교육위 통과에는 민주통합당 지도부와 시의원 의장단이 ‘주민조례안 원안유지’를 당론으로 삼으면서 가능했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 등 당에서 시의원들에게 ‘원안유지’ 등을 요청했고, 이날 오전 의장단 회의에서 이를 당론으로 결정하면서 진전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에 서울시의회 본관에서 열리는 본회의때도 교육위를 통과한 수정동의안대로 통과될 확률이 높아졌다.
배경내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 집행위원장은 “교육위를 통과한 수정 동의안에 부분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지만 두발의 전면 자유 보장, 성적지향·임신 출산 등 차별 금지 조항 유지, 집회 자유 전국 최초로 병기한 점 등은 크게 환영한다”며 “본회의 통과로 인권조례가 없는 다른 지역에 조례가 생기고, 학생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상위법 개정 운동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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