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흠(53·한양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의장
이도흠 교수 “교과서 개악·비리사학 복귀 등 책임져야”
“중·고등학생들은 몇 년 뒤면 대학생이 될 사람들입니다. 과거를 잘못 기억한 학생들은 현실을 잘못 분석하고 미래도 올바르게 전망하지 못할 것이고, 이들의 역사관을 대학에서 바로잡는 데 우리는 또 많은 힘을 낭비하게 될 것입니다.”
20일 낮 12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이도흠(53·사진·한양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의장이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사퇴하라’는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1인시위에 나섰다.
42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친일·독재미화와 교과서 개악을 저지하는 역사정의실천연대’(역사연대)는 지난달 24일부터 역사교육과정 일방적인 개정, 비리·족벌 사학재단 복귀, 대학교육에 시장경쟁논리 도입 등의 책임을 물어 이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역사연대에 참여하고 있는 민교협도 이날 20번째로 나선 것이다.
이 의장은 “장관 퇴진까지는 주장하고 싶지 않았다”면서도 “운전수가 운전을 잘못해 사람을 마구 죽이고 있는 급박한 상황이라면 운전자를 끌어내리는 게 사람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1인시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눈에 지금의 한국 사회는 운전수의 잘못 때문에 사람이 죽어 나가는 상황이다. 역사교육과정은 헌법정신과 역사적 사실에도 맞지 않고,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로 바뀌어 독재가 정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대학구조개혁위원회’를 만들어 취업률 등 계량적인 숫자로 평가해 대학들을 구조조정하고 있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쫓겨난 부패·비리 사학재단을 대학에 복귀시켜주고 있다. “교수로서 지금처럼 자괴감을 느낀 적이 없습니다. 지금 한국 대학은 사망했습니다. 진리 대신 취업 노하우를 가르치고, 지성은 효율성 앞에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 의장은 3년 전부터 민교협 활동을 시작해 정책위원장을 맡아 4대강 반대 사업 등의 활동을 했다. 올해도 민교협은 한진중공업 사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해 적극 발언했다. 1987년 설립 때 목표대로 ‘사회와 교육 민주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학자는 진리를 탐구하고 실천해야 한다. 진리를 왜곡하는 일에 침묵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다”라며 “지식인마저 허위와 야만에 저항하지 않는다면 사회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사진 역사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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